"K-푸드, 對日수출 버팀목 역할 충분"…소주 日젊은층 파고 들어[인터뷰]

기사등록 2025/12/03 14:00:00

권현주 aT 오사카지사장 "日 철저한 수요자 중심 구조"

복잡한 유통·빠른 트렌드…5년째 20억 달러대 보합

'한국술 단독 매대'…젊은층 중심 3세대 소주 붐 확산

[오사카=뉴시스] 권현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오사카지사장이 28일 일본 오사카 리커마운틴 하나하쿠도오리점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취재단에게 대일수출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임소현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오사카=뉴시스]임소현 기자 = "일본은 우리 한국 K-푸드 수출을 견인해 온 시장입니다. 일본은 철저한 '수요자 중심' 시장으로, 현지 유통 구조는 매우 복잡하고 모방품도 순식간에 등장합니다. 최근 5년간 한국 농수산식품의 대일 수출액은 20억~21억 달러 수준에서 정체돼 있지만 엔저 영향과 트렌드 변화를 고려하면 'K-푸드' 수출의 버팀목이라는 역할을 해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한국인에게도 여행지로 익숙한 곳, 일본 오사카를 찾았다. 이곳에서 권현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오사카지사장을 만났다.

aT 오사카지사는 나고야를 경계로 오사카, 후쿠오카, 오키나와 등 서일본 지역을 관할하고 있다. 일본 전체 인구(1억2700만명) 중 46%인 5800만명이 사는 곳이다. 권현주 지사장에게 aT 오사카지사의 역할과 서일본 내 K푸드의 현황을 들을 수 있었다.

권 지사장은 "대일 수출 실적을 조금 보면 전반적으로 한 21억 달러 정도 선에서 좀 장시간 유지가 되고 있다"며 "일본이 K푸드 수출을 오랫동안 견인해 온 시장에서 큰 변화보다는 버팀목이 되고 있고 그런 부분에서 충분히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aT에 따르면 한국 농수산식품의 대일 수출액은 지난해 기준 21억 달러로 최근 수년간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품목은 ▲연초 ▲참치 ▲김 ▲과자 ▲김치 ▲라면 ▲식초음료 등이 주류이며 김치·라면·냉동만두·즉석식품은 여전히 탄탄한 성장세다.

권 지사장은 이를 '정체'로 보기보다는 일본 시장의 특수 구조를 반영한 결과로 봤다. 그는 "특히 엔화 환율이 너무 안 좋다 보니까 사실은 과거 환율을 적용하면 우상향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사카=뉴시스] 권현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오사카지사장이 28일 일본 aT 오사카지사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취재단에게 대일수출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임소현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권 지사장은 일본을 '철저한 수요자 중심 시장'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한국 기업은 대기업이라도 일본에서는 중소기업보다 작게 보일 때가 많다"며 "제품을 들여올 때도 수입자→1차 벤더→2차 벤더→유통사로 이어지는 복잡한 구조 때문에 신상품 진입에만 몇 달이 걸리기도 한다"고 했다.

권 지사장은 "사실 한국에 있는 중소업체들이 먼저 진출해서 시장을 만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상당히 힘들다"라며 "aT는 박람회 개최, 바이어 초청, TV나 SNS 홍보는 물론이고 식문화 관련 해외 공동 물류센터 같은 것도 지원해 주는 등 역할을 맡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aT는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대형마트 판촉 ▲FOODEX 등 박람회 참가 ▲SNS·TV홍보 ▲공동물류센터 ▲라벨링·식품검사·법률 컨설팅 등 다층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권 지사장은 일본 시장이 K-푸드의 '초기 진입 시장'에서 정교한 유지 시장으로 성격이 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상품이 히트하면 일본 기업들이 바로 모방한다"며 "한글 표기를 쓴다든지 (비슷한 디자인을 사용하는) 것은 기분 나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시장이 커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권 지사장은 "(우리에겐 이미) 홋카이도부터 오키나와까지 대형 슈퍼마켓, 벤더 등 주요 유통망과 네트워크가 있기 때문에 이는 농림축산식품부와 aT 고유의 좋은 자산"이라며 "지사에서는 일본 유통망을 뚫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함께 만난 나이토 사토시 진로재팬 부서장은 일본 내 한국 주류 흐름을 '3세대 붐'이라고 설명했다.

사토시 부서장은 "3차 붐은 주로 젊은 층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고 젊은 층들이 충분한 연결(전파) 부분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좋게) 평가할 만하지 않나"라며 "다만 (한국 술의 경우) 카테고리의 다양성 확장성 부분에 좀 아쉬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은 조금 더 넓혀가야 된다고 본다"고 전했다.
[오사카=뉴시스] 나이토 사토시 진로재팬 부서장이 28일 일본 aT 오사카지사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취재단에게 일본 내 한국주류 판매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임소현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그에 따르면 일본 젊은 층 소비자들은 최근 들어 한국 소주에 대한 브랜드 충성도를 가지고 있는 상태다. 클럽·젊은층 밀집지역(오사카 난바, 도쿄 신주쿠 등)에서 소주 '참이슬' 판매량이 월 600병을 넘는 업소도 나왔다.

사토시 부서장은 "일본 내에서 한국 술은 막걸리보다 소주의 선호도가 더 높다"며 "다만 일본에서 마케팅 방법은 1년 단위 등 브랜드 리뉴얼이고 고부가가치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한국 소주는) 매년 리뉴얼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권 지사장과 함께 이날 오후 찾은 오사카 리커마운틴 하나하쿠도오리점에서는 한국산 주류 코너를 만날 수 있었다. 일본·미국·대만산 술이 뒤섞인 매장 한편에서 단독 섹션을 차지하고 있는 건 한국산 주류뿐이었다.

도테 다카히로 매장 매니저는 "한국술과 한국식 안주는 꾸준히 잘 팔리며 국가별 매대 중 한국이 유일하게 단독 구성되는 나라"라고 말했다.
[오사카=뉴시스] 일본 오사카 리커마운틴 하나하쿠도오리점 한국주류 매대. (사진=임소현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shli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