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비용, 3나노 대비 1.5배에도 고객 수요 꾸준
TSMC 내년에도 '사상 최대' 500억달러 투자 전망
2나노 본격화에…삼성·인텔·라피더스 경쟁 불 댕겨
26일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TSMC는 최근 국가과학기술위원회(NSTC) 등 정부 부처와의 회의에서 인공지능(AI) 칩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2나노 공장 3개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나노 공장이 기존 계획인 7개에서 10개로 확대되는 것이다. 총 투자 금액은 9000억대만달러(4조2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자유시보는 이르면 내년에 착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TSMC가 연말 양산 예정인 2나노 공정은 새로운 트렌지스터(반도체 소자) 구조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이 전면 도입돼 칩의 성능과 효율이 극대화된다.
회사 측에 따르면 기존 3나노 대비 칩의 크기는 15% 작아지지만 속도는 15% 향상되고 전력 소모는 30% 감소한다.
반면 제조 단가는 3나노 대비 50%가량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TSMC가 2나노 공장을 추가로 짓는 건, 이런 생산 비용 상승을 감당할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TSMC의 2나노 공정은 애플, 퀄컴, 미디어텍 등 주요 AI 스마트폰용 칩셋 설계업체와 AMD 등 AI 칩 업체가 생산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 역시 2나노 제품군에 후면전력공급 기술을 접목한 것으로 알려진 'A16' 공정을 통해 차세대 AI 반도체 '파인만(Feynman)'의 설계를 진행 중이다.
최근 AI 산업을 향한 거품 논쟁이 일고 있지만, 산업 수요의 바로미터인 최신 2나노 공정 수요가 예상을 웃도는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업계에선 TSMC의 내년 설비투자가 최대 500억달러로, 역대급 투자로 추정되는 올해 전망치인 '400억~420억달러'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관측한다.
TSMC의 2나노 생산량은 내년 말에는 월 8만~9만장(웨이퍼 기준) 정도로, 현재 4만장보다 2배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TSMC의 생산 확대는 첨단 파운드리 공정 시장 주도권 경쟁에 불을 댕겼다.
파운드리 업계 2위 삼성전자도 내년 갤럭시S26 시리즈에 탑재될 2나노 기반 '엑시노스 2600'의 테스트 라인을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수율은 50% 안팎으로, 내년 2월 출시까지 공정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미국 반도체 기업인 인텔도 대만 TSMC에서 연구개발(R&D)을 담당했던 웨이젠 로 전 TSMC 수석 부사장을 지난 10월 영입해 2나노급 공정인 '1.8A'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이 한창이다. 하지만 TSMC가 로 전 부사장을 대만 법원에 고용 계약 조건, 재직 중 체결한 경업 금지 약정, 영업비밀 보호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혼선이 일고 있다.
후발주자 일본 라피더스의 경우 최근 일본 정부로부터 2028년까지 1조1800억엔(11조원) 규모에 달하는 지원을 받아 일본 반도체 부활을 노린다. 기존 지원금과 합쳐 누적 투입된 공적 자금은 2조9000억엔(27조원) 규모로 불어날 전망이다. 라피더스는 홋카이도 치토세시에 제2공장을 2027년 착공해 1.4나노 공정 반도체를 2029년부터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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