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메타에 TPU 대량 공급 전망
삼성, HBM·일반 D램 공급망 확대 기대
파운드리서도 추가 수주 가능성
과거 삼성전자는 구글의 칩을 생산한 경험이 있는 만큼,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 공급 뿐 아니라 파운드리(위탁생산)로도 협력 범위를 넓힐 수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메타 등 빅테크들에 자사의 AI 추론 칩 TPU를 공급할 전망이다. 메타는 오는 2027년 가동 예정인 데이터센터에 구글의 TPU를 사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TPU는 구글이 AI를 구동하기 위해 미국의 반도체 팹리스(설계 전문업체) 브로드컴과 함께 만든 칩이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없이도 동일하거나 그 이상의 AI 성능을 끌어낼 수 있다는 평가다.
TPU는 엔비디아의 주력 GPU인 'H100'보다 최대 80% 더 저렴해 가성비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구글이 메타 등 다른 빅테크들에게 TPU를 대량 공급하기 시작하면 AI 시장에서 TPU가 엔비디아 GPU의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
구글이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등장하면서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우선 삼성전자는 최신 HBM 공급망을 크게 늘릴 수 있다.
TPU 7세대 모델인 '아이언우드'에는 5세대 'HBM3E'가 들어가는데, 현재까지는 SK하이닉스가 공급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TPU가 대량 생산에 돌입하면 생산능력(캐파), 가격 협상 등을 감안해 SK하이닉스 뿐 아니라 삼성전자까지 공급망이 넓어질 수 있다.
또 AI 데이터센터에서 GPU 외에도 TPU와 중앙처리장치(CPU) 등을 대거 탑재한 것으로 보이면서, 이들 칩과 함께 사용할 DDR5, LPDDR5 등 일반 D램 사용량도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전체 D램 생산능력 중 70%가 범용·일반 D램인 만큼, DDR5 및 LPDDR5에 대한 수요 확대 시 수혜 폭이 경쟁사들보다 한결 클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분야에서 대규모 생산 수주를 노릴 수 있다. 삼성전자는 과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구글의 칩 생산을 맡은 경험이 있다.
파운드리 1위인 TSMC는 현재 몰려드는 주문으로 추가 생산할 여력이 거의 없어 자연스럽게 삼성 파운드리가 구글의 TPU 생산 물량을 가져갈 수 있다.
삼성전자는 2나노 등 첨단 공정의 수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또 테슬라, 애플 등 앞선 빅테크 수주를 통해 신뢰도를 예전보다 개선했다.
최근 대만 TSMC가 첨단 공정 가격을 계속 올리면서 빅테크들의 시선은 유연한 가격 정책을 펼치는 삼성전자 파운드리로 자연스럽게 몰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메모리·파운드리 양 부문에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며 "AI 시장의 외연이 넓어질수록 반도체 기업들은 더 유리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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