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합병안 의결 후 첫 공동 기자회견 예정
대외 노출 없던 송치형 나서…창업주 간 결단 보여줄 듯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오는 27일 첫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합병 계획을 직접 발표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오는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다음 날인 27일에는 양사 최고경영진이 첫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합병 후 사업 구상안 등에 대해 직접 설명한다. 기자 회견은 네이버 제2 사옥인 '네이버 1784'에서 진행된다.
이번 회견에는 이 의장과 송 회장이 나란히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둔의 경영자로 불릴 만큼 대외 노출이 없었던 송 회장이 직접 나선다는 점에서 창업주 간 결단을 보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밖에 실무를 이끄는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과 최수연 네이버 대표, 오경석 두나무 대표,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등 양사 핵심 경영진도 전부 자리한다.
양사는 이번 합병을 통해 단순한 지분 결합을 넘어 '슈퍼앱'으로 거듭날 의지를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와 네이버페이의 경쟁력인 쇼핑과 금융에 두나무의 강점인 가상자산 거래가 결합되는 시나리오에서다. 특히 해당 시나리오는 디지털 원화인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화를 통해 결실을 맺을 것으로 예상된다.
딜은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두나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을 네이버파이낸셜 신주와 교환하는 형태로, 절차가 마무리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가 된다.
핵심인 합병 교환 비율은 1대 3이 유력하다. 즉 두나무 주식 1주당 네이버파이낸셜 주식 3주를 받는 구조다. 현재 시장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 기업가치를 약 5조원, 두나무 기업가치를 약 15조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비율대로면 두나무 창업자인 송 회장(지분율 약 25% 가정)과 김형년 부회장 등 주요 주주가 통합 법인의 지분 약 30%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반면에 기존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주주인 네이버의 지분율은 69%에서 17% 수준으로 희석된다.
한편 현재 양사가 넘어야 할 산으로 규제 당국 심사가 거론된다.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와 1위 페이 사업자의 결합이 시장 독과점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결합이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지 정밀 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일각에서는 이번 합병이 금융당국 금가분리 규제와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금가분리는 가상자산 시장의 충격이 전통 금융산업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금융회사가 가상자산에 투자하거나 관련 업체와 협업하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원칙이다. 정부가 지난 2017년 말부터 고수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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