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뒤흔드는 'AI 거품론'…잘나가던 원자력·전력 ETF, 수익률 '곤두박질'

기사등록 2025/11/24 11:15:20 최종수정 2025/11/24 12:28:25

'PLUS 글로벌원자력밸류체인' 한달새 -16%

천문학적 비용에도 수익성 두고 논란 계속

전문가들 "AI전환 가속…중장기 전망 긍정"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3853.26)보다 61.90포인트(1.61%) 오른 3915.16에 개장한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 되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863.95)보다 9.35포인트(1.08%) 상승한 873.30에 거래를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75.6원)보다 3.6원 내린 1472.0원에 출발했다. 2025.11.24.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올해 코스피 상승 랠리의 수혜주로 꼽히며 고공행진하던 원자력·전력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종목들이 최근 맥을 못 추고 있다.

반도체 중심의 증시 상승세에 제동을 건 '인공지능(AI) 거품론'이 확산하며 전력 설비 관련주들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24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PLUS 글로벌원자력밸류체인' ETF의 한달 수익률은 -16.38%를 기록했다. 한화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이 상품은 우라늄 채굴, 원전 건설,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원자력 밸류 체인에 투자하도록 설계됐다.

원자력·AI 전력 관련 ETF로 분류되는 'SOL 미국원자력SMR'과 'KODEX 미국AI전력핵심인프라'의 수익률도 같은 기간 각각 12.88%, 13.36% 하락했다. 'TIGER 글로벌AI전력인프라액티브'(-12.11%), 'RISE 글로벌원자력'(-11.62%) 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원자력·전력 테마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전방 산업인 AI 시장의 분위기 반전과 직결돼 있다.

그간 이들 종목은 AI 기술 발전에 따라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전력 공급의 핵심 대안으로 SMR이 부각된 점도 증시 부양의 촉매 역할을 했다. 

하지만 최근 뉴욕증시를 시작으로 코스피, 가상자산 시장까지 'AI 거품론'이 강타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시장을 주도하던 엔비디아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공개하며 주가가 반등에 나서는 듯 했지만 일시적 효과에 그치면서 AI 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됐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AI 거품론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은 AI 구동에 필수인 고성능 칩을 보유한 데이터센터 설비투자(CAPEX)에 올 한 해 3700억달러(약 540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센터 신설 등에 소요되는 비용이 천문학적인 상황에서,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경쟁은 심화하는 모습이지만 아직까지 수익성이 뚜렷하지 않는다는 점이 논란의 근간이다. JP모건 등 주요 투자은행 분석에 따르면 현재 수준의 투자비용을 회수하고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AI 산업 전체에서 연간 6000억달러(약 840조원)의 신규 매출이 창출돼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원자력과 전력 산업 분야의 성장성이 뚜렷한 만큼 투자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AI 전환 확산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AI 설비투자는 지속될 것"이라며 "실제 미국 테크 업계에서는 대표적인 기업들이 감원을 발표하며 AI로 전환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게임, 영행 등 다양한 산업에서 AI 활용성이 확대되면서 지난 7월 트럼프 정부의 대규모 감세 법안인 OBBB 법안 통과로 설비투자에 대한 비용 공제 처리가 가능해졌다"며 "기업의 투자 부담이 완화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AI 인프라 업종인 반도체와 원전, 전력기기 관련 산업의 주가 조정 시 매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ummingbird@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