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떼 경첩 넣어줘" 말하자 로봇이 작업 완수
[천안=뉴시스]송승화 기자 =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김원태 교수 연구팀이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작업자와 로봇이 실시간으로 협업하는 '작업자 협동형 피지컬 AI 로봇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21일 한기대에 따르면 이번 기술은 고령화로 인한 숙련공 부족과 생산 자동화 확대라는 산업 현장의 이중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최근 현대자동차가 개최한 'E-FOREST 테크데이 2025'에서 성공적으로 시연됐다.
김 교수 연구팀은 현대자동차 자동화설계팀(팀장 최정호)과 수차례 현장 중심의 기술 회의를 거쳐 실제 생산 공정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시스템을 공동 설계했다.
이 기술은 작업자의 음성 명령과 로봇의 시각 정보를 실시간으로 융합해 복잡한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연에서는 작업자가 "아반떼 경첩을 집어서 박스 안에 넣어줘"라고 말하자, 로봇이 비전 센서를 통해 작업 환경을 인식하고 AI가 음성과 이미지 정보를 동시에 분석해 작업자의 의도를 파악한 뒤, 로봇 팔을 움직여 작업을 완수했다.
현장에 있던 현대차 작업자는 "복잡한 조작 없이 말로 로봇을 다룰 수 있어 인상 깊었다"며 "단순 작업을 로봇이 대신하면 작업자는 고도화된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 작업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현대차가 추진 중인 지능형 스마트 제조(SDF) 로드맵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며 "작업자와 로봇이 유기적으로 소통하는 인간 중심의 지능형 공장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김원태 교수는 "이번 연구는 피지컬 AI 기술이 실제 복잡한 공정에 적용될 수 있는 신뢰성과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최정호 팀장도 "현대차가 SDF를 위한 피지컬 AI 기술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기대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이번 기술을 향후 파일럿 라인에 우선 적용한 뒤, 안정화 과정을 거쳐 실제 생산 공정에 확대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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