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살만, 카슈끄지 사건 이후 첫 백악관 회담
트럼프 "손님 난처하게 해선 안 돼" 두둔
사우디, 1460억원 대미 투자…F-35 구매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년 만에 미국을 찾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환대했다.
빈살만 왕세자가 배후로 의심되는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에 대해선 "그럴 수도 있다"며 두둔했다.
18일(현지 시간)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빈살만 왕세자와 회담 중 카슈끄지 암살 사건 질문을 받자 "극도로 논란이 많았던 인물을 언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이들이 당신이 말하는 그 사람을 좋아하지 않았다"며 "그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런 일도 있는 법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빈살만)는 그 일에 대해 전혀 몰랐고, 그 정도로 넘어가면 된다"며 "그런 질문으로 손님을 난처하게 해선 안 된다"며 정색했다.
오히려 "그가 인권 측면에서 이룬 성과는 놀라울 정도"라며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지도자 중 한 명"이라고 칭찬했다.
사우디와 사업적 유대 관계에 대한 지적도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가족 사업에서 더 이상 공식적인 역할을 맡고 있진 않다면서 "우리 가족이 하는 일은 괜찮다. 그들은 전 세계에서 사업을 하고, 사실 사우디와는 거의 거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카슈끄지 암살 사건에 "아무런 목적도 없이 혹은 합법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에 대한 얘기를 듣는 건 정말 고통스럽다"며 "사우디에서도 우리에게 고통스러운 일이었다"는 답변을 냈다.
카슈끄지는 사우디 반정부 언론인으로, 2018년 10월 튀르키예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사우디 정부 요원들에 의해 살해됐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바이든 행정부 시기인 2021년 2월 빈살만 왕세자가 살인을 지시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평가를 발표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의혹을 부인해 왔다.
사건 이후 미국 의회에선 양국 관계 단절을 요구하는 초당적 반발이 일었고, 지난 7년간 소원한 관계를 이어왔다.
지난 1월 2기 임기를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은 첫 주요 해외 순방지로 지난 5월 사우디를 포함한 걸프 3개국을 찾았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빈살만 왕세자를 "잘생기고 매력적이며 강한 지도자"라며 아낌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빈살만 왕세자는 이날 회담에서 사우디가 미국에 1조 달러(약 1460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라며 "기회가 점점 늘고 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가 F-35 전투기를 구매할 것이라며 "록히드 마틴에서 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수량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스라엘이 도입 중인 F-35 모델과 유사한 최상급 버전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빈살만 왕세자는 실무 오찬에 이어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19일엔 비즈니스 회의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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