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3단체 "고교생 3명 중 1명, 고교학점제 이후 '자퇴 고민해봤다'"

기사등록 2025/11/18 13:09:55 최종수정 2025/11/18 14:56:25

교사노조·전교조·교총 3단체 공동 설문조사

'고1이 스스로 진로 결정?'…53% "그렇지 않아"

60% "미이수→'문제 학생' 여겨질까 걱정돼"

[세종=뉴시스] 지난 9월 16일 고교학점제 폐지 10만 서명운동 선포 기자회견 진행하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모습. (사진=전교조 제공) 2025.09.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올해 고교학점제를 전면 시행한 이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고등학생 3명 중 1명 꼴로 자퇴를 심각하게 고민해봤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선택과목에 대한 부담, 미이수에 대한 낙인효과 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교사노동조합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등 교원 3단체는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전국 고등학생 1670명을 대상으로 한 '고교학점제에 대한 학생 의견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 중 33.53%는 자퇴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진로를 1학년부터 정하는게  맞나 싶고 이럴 바엔 자퇴하고 재수학원 들어가서 2027년도 수능을 보는 게 더 이득이라고 생각한다", "미이수 될까봐 공부하기 힘들어서 자퇴하고 검정고시 보는게 이득이라고 생각이 든다",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서 경쟁도 심화되고 급우들 간 기싸움도 심해진다" 등의 답변이 있었다.

고1(17세)이 자신의 진로를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53.38%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과목을 선택할 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복수선택)으로는 70.74%가 진로, 45.37%가 적성과 흥미, 45.03%가 내신 성적에 유리한 정도를 꼽았다.

응답자 중 60.46%는 미이수 학생이 문제 학생 등으로 여겨진다고 우려했고 52.79%는 미이수 학생에게 실시하는 보충학습이 실제 학습과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80.91%는 학교 규모에 따라 개설 가능한 과목 수가 달라지는 게 불공평하다고 느꼈고 67.43%는 학교 밖 수업이 학교 수업을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담임선생님의 수업을 수강하지 않았을 경우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내용에 영향이 있을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61.40%가 '나에 대해 잘 알 수 없으므로 불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과목 선택에 따른 이동 수업과 관련해 이동 수업 교실 안에서 소속감과 안정감을 느낀다는 응답은 23.46%에 그친 반면 학생 간 서열, 경쟁 의식이 강화된다는 응답은 74.25%에 달했다.

또 고교학점제 시행에 따라 과목이나 진로 선택을 위해 학원·컨설팅 등이 필요하다는 질문에는 70.13%가 동의했다.

교원 3단체는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 및 미이수제 전면 폐지, 진로·융합선택 과목 절대평가 전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교원과 학생 모두 교육적 효과를 인정하지 못하는 고교학점제의 주요 골자들을 신속히 손질해 나가야만 고1 학생들의 진급 시 현장 혼란을 그나마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는 교육적 효과는 낮고 낙인효과가 크며 선택과목 평가체제 또한 학생의 진로 선택을 저해하고 있는 만큼 시급한 제도 개편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es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