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난민 지위 최장 20년 개혁 정책 발표…야당 보수당이 환영(종합)

기사등록 2025/11/18 05:21:48 최종수정 2025/11/18 07:02:24

난민 5년 이상 체류시 주던 ‘자동 경로’ 영주권 신청 자격 폐지

CNN “연초 덴마크에 내무부 대표단 보내 강경 정책 영감받아”

노동당 의원 “난민 권리·보호 노동당 정부가 무시, 부끄러운 일”

[로더햄=AP/뉴시스] 지난해 8월 4일 영국 로더햄의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호텔 밖에서 열린 반이민 시위에 참여한 한 남성이 경찰을 향해 소화기를 분사하고 있다. 이 호텔은 과거 망명 신청자들을 수용해서 비판받은 바 있다. 2025.11.18.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영국 정부는 난민 지위를 임시적 지위로 바꾸고 영주권 신청에 필요한 기간을 20년까지 늘리는 망명 개혁 정책을 발표했다.

영구 정착 대기 기간 20년은 기존에 비해 4배 늘어난 것으로 유럽에서 가장 길며 두 번째로 긴 덴마크는 8년이다.

샤바나 마흐무드 내무장관은 16일 하원에서 이같은 내용의 ‘질서와 통제 회복’의 이민 및 망명제도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 내무 장관 ‘질서와 통제 회복’, 강경 이민 정책 발표

CNN 방송은 난민을 수용한 호텔 밖에서 올 여름 내내 시위가 벌어지는 등 런던에서 대규모 반이민 시위가 벌어지고 극우 정당인 영국개혁당의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최근 들어 가장 주목할 개혁안이라고 보도했다.

마후무드 장관은 “프랑스에서 불법으로 소형 선박을 타고 국경을 넘는 것을 억제하고 안전하다고 판단될 때는 난민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내겠다”고 말했다.

마흐무드 장관은 16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통제 불가능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며 “불공평하고 지역 사회에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있다”고 기존의 이민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시스템에 질서와 통제력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래야 망명 제도에 대한 국민의 허가와 신뢰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CNN은 17일(현지 시각) 전체 내용이 공개될 영국 노동당 정부의 계획은 두 가지 주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첫째 난민이 영국에 5년 이상 체류하면 자동으로 정착 자격을 얻고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는 ‘자동 경로’를 폐지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난민은 영주권 신청을 하기 전까지 20년간 대기할 수도 있으며 2년 반마다 난민 자격을 검토받는다.

마흐무드 장관은 “체류 기간 (난민 출신국이) 안전해진다면 본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법적으로 입국하는 사람들은 현재 대기 시간의 두 배인 10년이라는 영구 정착 대기 기간을 거치게 된다.

둘째는 일할 권리가 있고 스스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지만 일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주택과 주급이 지급되지 않는다. 법을 어긴 사람들에게도 지원이 중단된다.

마흐무드 장관은 “영국 시민과 장기 거주하는 사람들은 어떤 규칙을 따르고 준수하는데 일할 권리가 있는 다른 사람들은 이를 따르지 않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CNN는 영국 정부의 정책은 유럽에서 가장 강경한 덴마크의 정책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올해 초 내무부 고위 관계자들로 구성된 대표단이 덴마크의 망명 정책을 연구하기 위해 수도 코펜하겐을 방문했다.

하지만 영국은 이제 더 나아갈 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20년 경로’는 정착 과정을 유럽에서 가장 긴 경로로 만들 것이며 덴마크가 8년으로 뒤를 따른다고 전했다.

마흐무드 장관은 “불법 이민이 우리나라를 분열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아 이것은 도덕적 사명”이라고 말했다.

마흐무드 장관은 유럽 다른 지역에서는 감소 추세인데 영국에서는 망명 신청이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 4년 동안 40만 명이 망명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10만 명 이상이 납세자들의 부담으로 거주와 지원을 받고 있어 지역 사회에 막대한 부담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난민위원회는 “잔혹한 전쟁에서 박해를 받거나 고문을 당하거나 가족이 죽는 것을 본 사람들은 ‘망명 쇼핑’을 하는 것이 아니다”며 새로운 난민 정책을 비판했다.

위원회는 X(옛 트위터)에 “이미 가족이 있거나 영어를 조금 할 줄 알거나 안전하게 삶을 재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오랜 인연이 있기 때문에 영국으로 온다”고 올렸다.

마후무드 장관은 “위험에서 도망치는 사람들에게 언제나 피난처를 제공할 것”이라면서도 “일부는 진정한 난민이지만 일부는 시스템을 남용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 여당내에서 반발, 야당은 찬성…개혁당 “개혁당 입당 신청서 보는 듯”

마흐무드 장관의 개혁은 17일 노동당 내에서는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지만 야당 등 정치적 라이벌들로부터는 지지를 받이 이민 문제가 얼마나 분열되었는지를 보여주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노팅엄 출신 노동당 하원의원 나디아 휘톰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의 권리와 보호를 노동당 정부가 무시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제안된 정책들을 “잔혹하고 디스토피아적”이라며 “우리가 목숨을 걸고 도망친다면 이런 대우를 받고 싶은가. 물론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인 보수당의 케미 베이드녹 대표는 마흐무드의 제안이 충분하지 않다면서도 대체로 지지를 나타냈다.
 
베이드녹 대표는 “노동당 정부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고 격려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동당 내분에 주목한 강경 우파 정당인 영국개혁당 리처드 타이스 부대표는 “마흐무드가 개혁당에 가입하기 위한 신청서를 들고 온 것 같다”고 농담을 했다.

키어 스타머 총리의 대변인 톰 웰스는 정부의 망명 계획이 극우 유권자들의 호의를 얻으려 한다는 사실을 거듭해서 부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웰스 대변인은 “우리는 개방적이고 관대한 나라지만 질서와 통제를 회복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난민 수용에 대한 국민의 동의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무부는 새로운 정책이 덴마크의 망명 신청 건수를 4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이고 정착을 원하는 사람의 95%를 추방한 사례를 모델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덴마크는 한때 난민들의 안식처였다.

하지만 유럽과 서구 세계가 분쟁, 기근, 빈곤을 피해 떠나는 사람들의 대량 이주 문제에 대처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덴마크는 신규 이민자들에게 엄격한 제한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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