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고위직 인사 확정 후 본격화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보험업계 주요 유관기관장들의 임기 만료 시점이 잇따라 도래하고 있지만, 후속 인선 절차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고위직 인사 구도가 확정되면 기관별 차기 수장 인선도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원, 한국화재보험협회 등 보험산업의 핵심 기관 수장들의 차기 인선을 위한 추천위원회 구성이나 후보군 압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먼저 허창언 보험개발원장은 지난 6일자로 임기가 종료됐다.
허 원장은 1987년 한국은행에 입행해 금융감독원에서 보험감독국장, 보험담당 부원장보 등 보험감독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다. 이후 금융보안원장, 신한은행 상임감사위원 등을 역임하며 금융·보험 분야 전반의 현장과 정책을 아우른 인물이다.
보험개발원은 과거 강영구·김수봉 전 원장 등 대부분이 금감원 부원장보 출신으로 선임된 전례가 있어, 차기 원장도 금융당국 출신 인사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최근 업계 전반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빅데이터·인공지능(AI)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 주목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19년부터 제5대·6대 원장을 역임해 온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의 임기 역시 다음 달로 종료를 앞두고 있다.
안 원장은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소를 거쳐 보험연구원 금융정책실장, 연구조정실장 등을 역임했으며 37년간 보험 정책 연구와 현장 실무를 연결하는 보험산업의 석학이다. 안 원장 이전에는 당국 출신 인사들이 주로 연구원장에 선임됐으나, 내부 출신 연구원장이란 점에서 의미가 컸다.
새 정부 들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에서 내부 인사가 잇따라 수장으로 발탁된 흐름을 고려하면, 보험연구원 역시 조직 연속성을 중시한 내부 인선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영구 한국화재보험협회 이사장의 임기는 지난 2월 이미 만료됐다. 부위원장 등 비상임이사 임기도 곧 종료될 예정이다. 이에 화보협은 최근 금융위원회의 승인 절차를 통해 비상임이사 임기 만료 후에도 업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조치를 해둔 상태다.
강 전 이사장은 1982년 보험감독원에 입사해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와 보험업서비스본부장을 지냈고, 보험개발원 원장에 이어 메리츠화재 사장, 롯데손해보험 사외이사 등을 역임했다.
강 이사장 이전까지 화보협 이사장 자리에 보험회사 출신이 선임되던 관행에서, 보험회사 CEO 출신이자 감독기구·산업계 경험을 함께 갖춘 인물이 발탁되면서 협회의 위상 강화와 조직 확대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기 인선 역시 현업과 정책 역량을 두루 겸비한 인물이 요구될 수 있다.
한편 보험 유관기관장 인선 지연은 금융위원회·금감원 등 금융당국의 고위직 인사 정리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은 데 따른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통상적으로 기관장 임기 만료 두 달 전 후보추천위원회가 구성되지만, 이번에는 해당 일정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금융당국 고위 인사가 이달 내로 마무리될 경우, 보험 유관기관 인선 절차도 연쇄적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전체적인 금융 인사 그림이 완성되는 과정에서 유관기관들의 수장 후보군도 구체화될 것"이라며 "대부분 기관이 정관상 임기 만료 후에도 현직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 당장 리더십 공백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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