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고 현장 일 힘들다는 편견" "남자라고 산부인과 실습 제한"(종합)

기사등록 2025/11/10 17:32:03 최종수정 2025/11/10 19:14:26

성평등부, 제2차 성평등 토크콘서트 개최

간호학과 남학생·이공계 여학생 목소리 들어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KT&G 상상플래닛에서 제1차 성평등 토크콘서트 '소다팝'을 개최하고 성별 인식격차 진단 및 해소 방안에 대해 청년 참가자들과 토론하고 있다.(사진=성평등가족부 제공) 2025.10.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권신혁 기자 = "중요한 것은 성별이 아니라 능력과 성과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성평등부는 10일 오전 충북 청주 오창과학산업단지 혁신지원센터에서 제2차 성평등 토크콘서트 소다팝(소통하는 청년들의 다음 페이지를 여는 팝업 콘서트)을 개최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열린 1차 토크콘서트에선 여성가산점제, 육아휴직 등 남성이 겪는 '역차별' 사례 등이 나왔다.

이번 콘서트는 '지역에서의 성별 인식격차 및 성별에 따른 기회와 역할'을 주제로 진행됐다.

충북 지역 2030 청년 18명(남성 9명, 여성 9명)이 참여했다. 특히 간호학과 남성 대학생, 이공계 여성 대학생 등 성별 비중이 쏠린 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현실적 고민을 공유했다.

이공계 김씨는 "충북의 성평등 인식이 분명 개선되고 있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전통적 성 역할 인식이 남아있다"고 했다.

김씨는 "특히 건축, 에너지 같은 이공계 분야에서 여학생은 소수"라며 "남학생과 같은 성과를 내더라도 그 성과가 바로 능력으로 인정되기보다 '혹시 여자라서 현장 업무가 힘들지는 않을까' 같은 선입견이나 과도한 우려의 시선을 느낄 때가 많다"고 말했다.

또 "이로 인해 스스로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20대 이공계 여학생 하모씨는 "충북 지역은 산업구조상 시공이나 현장직 등의 분야가 많아 남성은 지역에서 취업할 기회가 많지만 그 직무는 제가 장기적으로 생각했을 때 조금 (취업이)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며 "자연스럽게 지역 이탈을 고민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간호학과에 재학 중인 남학생들도 목소리를 냈다.

20대 조모씨는 "소아과의 경우 남자 간호사보다 여성 간호사를 선호하고 산부인과 실습 시 남성 간호학과 학생이나 간호사의 참여가 제한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또다른 간호학과 남학생 유모씨는 "병원에서 아직까지는 여자 간호사를 더 선호하고 소아과, 산부인과 등 특정과는 애초에 남학생들은 뽑지 않는다"며 "가고 싶은 과에 가지 못하는 등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유씨는 "여성 간호사와 똑같은 역량을 가진 한 사람으로서 봐라봐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은 원민경 장관은 "오늘 얘기들이 가볍게 다가오지 않는다"며"다른 부처와 함께 정책에 반영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성평등부는 연말까지 총 3회의 토크콘서트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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