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노사 협상 결렬…이르면 수능 전날 파업 개시(종합)

기사등록 2025/11/07 17:37:49 최종수정 2025/11/07 18:46:24

교섭 회의 2시간 만에 종료…통상 임금 갈등

노조 "파업은 대화 거부하는 시와 사측 책임"

사측 "수험생 혼란 빠뜨리는 이기적인 행동"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서울시내버스 노사가 중앙노사교섭회의를 개최한 7일 서울 송파구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에서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연말까지 임금·단체협상 갈등을 봉합하지 못하면서 수능 하루 전 서울 전역의 시내버스가 멈춰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노조는 11일 자정까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 수능 하루 전날인 12일 새벽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2025.11.07.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서울 시내버스 노사간 임금·단체협상이 결렬되면서 총파업 위기에 직면했다.

전국자동차 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조에 따르면 노사는 7일 오후 2시부터 교섭 회의를 진행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2시간여 만에 결렬됐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사측과 서울시는 노사교섭에서, 노동조합에서 확보한 쟁의권을 포기하지 않으면 더 이상 대화하지 않겠다며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노조에 파업하라며 노사 관계를 파행으로 이끌었다"고 지적했다.

최근 버스 노동자들의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이 나오면서 노사 간 갈등이 재점화됐다.

사측과 서울시는 통상임금 범위가 확대되면 인건비가 급격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상여금을 기본급으로 통합하는 방식의 임금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정기상여금은 당연히 통상임금에 포함돼야 하며, 이는 교섭의 대상이 아닌 법적 의무사항"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르면 수능 전날인 오는 12일 파업을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내버스 64개사 중 마을버스에서 전환한 3개가 지난달 27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으며, 법정 조정기간이 오는 11일 자정 만료되기 때문이다.

나머지 61개 회사는 지난 5월 조정이 결렬돼 언제든지 파업이 가능한 상태다. 3개사 역시 이날 파업 찬반 투표를 한 결과 찬성률이 보광운수 97.8%, 원버스 82.92%, 정평운수 93.39%로 파업을 가결했다.

노조는 "파업은 대법원과 서울고등법원, 고용노동부가 결정한 체불임금을 포기하지 않으면 어떠한 교섭과 대화조차 거부하는 서울시와 사업조합의 책임"이라며 "시는 지금 당장 노동자의 임금삭감 시도를 중단하고, 법원과 노동부의 판결에 따른 체불임금과 지연이자를 조속히 청산하고 시민의 혈세를 지연이자로 낭비하는 무능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호소문을 통해 파업을 자제하라고 요구했다.

사측은 "노조가 파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오는 12일은 수능 예비소집일이다. 대중교통 수단인 시내버스가 멈춰 선다면 대혼란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며 "노조의 파업은 미래 세대를 책임질 수험생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기성세대의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행동이다"고 지적했다.

사측은 이날 교섭에서 노조 측에 파업을 즉각 철회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파업 대신 11일과 13일 연속으로 교섭을 벌이자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반면 노조는 사측이 추가 교섭 시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측과 시는 노조 파업에 대비해 비상 수송 대책을 마련했다. 64개 회원사에 대응 매뉴얼을 배부해 회사 차고지마다 비상근무 체계를 갖추고 차량 키 관리 등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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