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주주 "비상장 xAI에 간접 투자 기회돼야"…이사회 "결정은 아직"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테슬라 주주들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에 테슬라가 투자하는 방안을 놓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6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열린 테슬라 연례 주주총회 안건 중 하나에는 "이사회가 테슬라의 xAI 투자를 검토하라"는 내용의 주주 제안이 포함됐다. 머스크는 해당 제안에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혔다.
이번 제안은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주도한 것으로, 비상장사인 xAI에 테슬라를 통해 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자는 취지였다.
안건을 제안한 주주 스티븐 호크는 "테슬라가 xAI에 투자하면 주요 AI 기업의 성장 잠재력에 동참함과 동시에 테슬라 고객과 주주 모두에게 기술적·재무적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이사회가 아닌 주주가 특정 투자 결정을 제안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주총 현장에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일부 주주들은 "테슬라가 머스크의 다른 회사에도 투자해야 한다"며 "스페이스X(머스크의 민간 우주기업)에 투자할 기회를 가질 수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머스크는 "테슬라 주주들이 스페이스X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싶다. 그건 멋진 일일 것"이라면서도 "상장기업으로서의 규제 제약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테슬라 법무담당 브랜던 에르하트는 "찬성표가 반대표보다 많았지만, 상당수의 주주들이 투표하지 않았다"며 "이 안건은 자문 성격이므로, 이사회가 주주들의 의견 수준을 고려해 향후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가 2023년 설립한 xAI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X(옛 트위터)와 합병하며 기업가치가 1130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xAI는 오픈AI의 챗GPT나 앤트로픽의 클로드와 경쟁하는 대화형 AI '그록(Grok)'을 개발하고 있으며,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활용한 서비스 중심의 사업을 운영한다.
테슬라는 일부 차량에 그록 앱을 탑재했고, 인간형 로봇 '옵티머스'에 그록을 음성 인터페이스로 적용하는 시연을 선보였다. 공시 자료에 따르면 xAI는 지난해 테슬라에 약 1억9830만 달러를 지급했으며, 이 중 대부분은 데이터센터용 메가팩 배터리 구매 비용으로 쓰였다.
한편 이번 주총은 머스크에 대한 1조 달러 상당의 성과 기반 보상안을 표결하기 위해 열린 것으로, 개인에게 천문학적 규모의 주식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있었지만 전체 주주의 약 75%가 찬성표를 던지며 안건이 승인됐다. 머스크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경우 테슬라의 성장세와 주가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이사회의 논리가 주주들 사이에서 공감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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