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글로벌 임상 1만개…전년比 5.5%↑
중국에서 5075건·아시아 80% 이상 차지
아스트라제네카 제치고 항서제약이 1위
종양학·CNS 다수…심혈관 질환 고성장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지난해 새로 시작된 글로벌 임상시험 건수가 1만건을 넘어서며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 중 절반가량이 중국에서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임상 1위 기업은 중국의 항서기업이 차지했다.
6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인용한 의약품 시장분석기관 사이트라인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시작된 글로벌 임상 1~3상 시험 건수는 총 1만503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임상 9959개에 비해 5.5%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기업이 의뢰한 임상은 7048개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지난해 임상시험을 국가별로 보면, 중국에서 시작된 임상시험은 전년에 비해 10% 증가한 5075건으로 조사됐다. 아시아 임상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2위인 미국(2758건)과도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중국 항서제약은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를 제치고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임상시험을 시작한 기업이 됐다. 항서제약이 지난해 시작한 임상은 132개로, 전년도 5위에서 단숨에 1위로 도약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항서제약은 20개 이상의 국제 연구를 포함해 400개 이상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올해 미국 머크, 영국 GSK와 대규모 기술이전 거래를 체결했다.
기업별로는 중국 CSPC 파마, 영국 GSK, 독일 베링거잉겔하임이 각각 7, 9, 10위를 차지하며 지난해 새로 상위 10위권에 진입했다.
기존에 스위스 로슈, 미국 BMS, 스위스 노바티스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중국 기업은 시노바이오팜까지 총 3곳이 톱10에 포함됐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글로벌 임상시험 동향을 보면 중국의 제약 역량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많은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시작된 임상시험 적응증의 특징을 살펴보면, 종양학은 여전히 최상위권이었다. 종양학 임상시험 성장률은 9.5%에서 약 5%로 둔화됐지만, 여전히 전체 임상시험 시작의 37.2%를 차지했다.
T 세포 치료제, 항체-약물 접합체, 이중특이성 항체 및 방사성 의약품 등과 같은 신약 범주의 부상은 종양학을 선두 분야로 유지시켜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임상 적응증에서 두 번째로 큰 분야는 중추신경계(CNS)로, 지난해 14.7% 상승했다. 통증, 우울증,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연구가 증가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법도 지난해 세포 및 유전자 치료법이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14.6% 늘었다. 심혈관 질환 임상시험은 15.6% 증가해 모든 분야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희귀질환 임상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근위축성 측삭 경화증이 지난해 해당 분야서 가장 많이 임상시험이 시작된 분야로 꼽혔다. 전년도에 비해 두 배 증가했다.
보고서는 "전반적으로 혁신에 중요한 인공지능(AI) 및 기타 디지털 발전이 약물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어 향후 기업간 거래 뿐 아니라 데이터 공유 플랫폼 등에서 더 많은 파트너십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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