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선거, 맘다니 대 쿠오모 후보 대결은 세대간 결전 --AP 투표분석

기사등록 2025/11/05 09:34:22 최종수정 2025/11/05 09:46:24

무슬림 최초 뉴욕시장 도전 맘다니, 민주당 지지 최종 얻어

쿠오모, 과거 비행 사죄.. 트럼프와 공화당 일부 지지 확보

공화당 슬리와 후보, 사퇴요구와 쿠오모 지지 압박에 저항

[뉴욕=AP/뉴시스]뉴욕시장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조란 맘다니 후보가 지난 8월7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맘다니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공격하는데 선거 유세의 초점을 맞추고 있고  트럼프는 그를 낙선시키기 위해 당원들에게 공화당 후보보다도 무소속의 쿠오모 전 주지사를 찍으라고 권했다. 2025.11.05.
[뉴욕=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뉴욕시 유권자들의 시장 선거가 4일(현지시간) 치러져 중반을 넘기면서 이 곳의 맘다니 대 쿠오모 후보의 대결이 미국 최대 도시의 세대간 이념간 대결로 향후 선거에 전국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 해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신예 조란 맘다니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전 뉴욕주지사 앤드류 쿠오모 후보, 새로운 돌풍을 시도하고 있는 공화당의 커티스 슬리와 후보와 대결 중이다.

맘다니 후보가 당선될 경우 뉴욕시 최초의 무슬림 시장이자 여러 세대에 걸친 선거 중에서 최연소 시장이 된다.  뿐 만 아니라 민주당소속 사회주의자가 정치 일선에 나서서 미국에서 가장 눈에 띄는 위치에서 자신의 경제적인 포퓰리즘을 거침없이 실천할 수 있게 된다.
 
쿠오모가 당선된다면 성희롱사건의 장벽에 막혀 중단됐던 뉴욕주지사직 사임 후 4년 만에 정치 일선에 복귀하는 놀라운 반전이 가능하다.
 
슬리와 공화당 후보는 뉴욕 타블로이드 신문의 오랜 스타이며 범죄 순찰대 가디언 앤절스 그룹의 창설자이지만 트럼프는 공개적으로 슬리와 대신 쿠오모를 찍어 달라고 요청했다. 

맘다니와 쿠오모 는 4일 오전 퀸스와 맨해튼에서 각각 투표 했지만 슬리와 후보는 이미 사전 투표를 끝낸 상태이다.

맘다니 후보는 34세 정치 신예이지만, 민주당 경선에서 뉴욕 주지사 출신인 쿠오모 후보를 꺾었고 본선거 여론조사에서도 1위를 달리면서 돌풍의 중심에 서 있다.

 인도계 우간다인인 그는 유년 시절 미국으로 이주한 뒤 2018년 귀화했다. 2021년 정계에 발을 들인 사실상 정치 신인이다. 하지만 아파트 임대료 인상 억제, 부유층 과세, 최저임금 인상, 무상보육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걸며 폭발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트럼프는 그가 당선될 경우 뉴욕시를 무력 점령하고 주 의회의원들을 체포하거나 추방할 것이라고 위협해왔다. 그리고 투표 전날에는 맘다니가 당선되면 뉴욕시의 재앙이라며  슬리와 지지자들을 향해서도 쿠오모를 지지하라고 전향을 권고했다.

쿠오모는 뉴욕 전 시장 마이클 블룸버그의 후원과 공화당 수퍼팩 지지자들로부터 150만 달러의 후원금을 받는 등 선거 막바지에 지지가 몰리면서 선전이 기대되었다.

[뉴욕=AP/뉴시스]미국 뉴욕시장 선거가 치러진 4일(현지 시간) 민주당의 조란 맘다니 후보가 한 투표소에서 직접 투표한 후 미소짓고 있다. 2025.11.05.
맘다니는 그를 후보로 내세우기를 꺼려왔던 뉴욕 민주당 수뇌부가 선거 막바지에 지지를 발표하는 등 인종적 이념적 장벽을 깨고 지지층을 넓히고 있지만 일부에서 여전히 그를 후보로 거부하고 있다.  

중도층인 샘 슈와르츠 의사(57)는 자신은 보수적인 사람이어서 차라리 쿠오모를 찍었다고 AP 기자에게 말했다. 
 
"우선 첫째, 그 친구는 경험이 제로이다. 게다가 웃는 얼굴을 하고 있지만 무슬림이어서 반유대주의자일 것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공화당의 슬리와 후보는 민주당이 압도하는 뉴욕에서 당선 가능성이 희박하다.  다만 공화당원의 표와, 맘다니의 당선이나 쿠오모의 복귀를 싫어하는 중도층의 표를 흡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71세의 슬리와는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후보를 사퇴하고 맘다니- 쿠오모의 결전에서 쿠오모에게 표를 몰아주게 하라"는 압력을 가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를 무시하고 완주했다.

퀸즈의 주민 가운데 슬리와 후보에 투표했다는 데미안 코살카는 "대통령까지 쿠오모 투표를 권하지만 나는 흔들리지 않고 뉴욕시를 위해 헌신하는 슬리와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든 누구든 덜 나쁜 쪽에 투표하라든가, 이런 저런 이유로 누구를 찍으라고 강권하는 것은 소용 없는 짓이다.  그런식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 그는 최근의 어지러운 선거 판세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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