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삼양식품이 우지를 넣은 삼양라면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신제품 '삼양1963'을 출시했다.

삼양1963의 경우 프리미엄 제품으로 대형마트 기준 소비자가 1종지의 1538원으로 4입 6150원으로 책정했다.

3일 서울 중구 보코서울명동 호텔에서 열린 출시 행사에서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삼양1963' 출시 배경에 임직원들의 염원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김정수 부회장은 "조직 내부에 언젠가는 우지라면을 꼭 다시 만들겠다는 열망이나 숙명이 늘 존재했다"며 "회사가 많이 그동안 어려웟는데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면서 내부 자신감도 생기고 다같이 우지라면 그 이야기를 꺼낼 때가 됐다는 에너지가 끓기 시작해 삼양1963을 선보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양식품은 지난 1989년 11월 3일 라면에 공업용 우지를 사용했다는 이른바 '우지 파동'으로 시장 점유율이 급락했다.

당시 법원은 무죄 판결을 내리고 인체에 무해하다고 밝혔지만, 삼양식품의 이미지는 심한 손상을 입어 직원 1000여명이 그만뒀다.

불닭볶음면이 등장해 폭발적 인기를 누리기 전까진 수십년간 농심이 독주를 하고 삼양식품과 오뚜기·팔도 등이 경합을 하는 K라면 4사 체제 구도를 이뤄왔다.

이번 삼양1963은 본격적으로 K라면 헤게모니를 탈환하겠다는 일종의 선언과도 같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삼양식품은 원가 부담을 감수하고 삼양1963의 맛을 '우지'로 재현하기 위해 프리미엄 제품으로 방향을 잡았다. 삼양브랜드를 통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프리미엄 라면이다.

과거 삼양라면 제조 레시피의 핵심이었던 우지를 활용해 면의 고소한 맛과 국물의 깊은 맛 등을 한층 높여 차별화된 풍미를 구현했다는 것이 삼양식품 측의 설명이다.

프리미엄 제품으로 개발한만큼 소비자 가격이 다소 높다는 지적에 대해 채혜영 삼양식품 마케팅 부문장은 "우지는 기존 라면업체들이 사용하는 팜유보다 시세에 따라 2배 이상 비싼 원료지만, 규모의 경제로 충분히 극복 가능한 수준 안에서 설계했다"며 "이번 제품은 기존의 제품보다 비싸지만 잘 만든 라면인만큼 우리 가격대가 통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부회장 역시 "라면은 원가에 민감한 제품이지만 이번엔 원가보다 '진심'에 집중했다"며 "정말 맛있고 품질 좋고 영양가 높은 라면을 만들자는 목표로 좋은 재료를 아낌없이 사용했다"고 말했다.

제품 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고민은 과거의 맛을 현재의 기술로 재현하는 일이었다.

이병훈 삼양식품 연구소장은 "과거에는 돼지기름인 돈지를 사용하기도 했지만 수출 비중이 높은만큼 할랄에 위배되는 돼지고기 관련 원료 사용할 수 없어, 우지와 팜유를 블렌딩한 오일로 재현했다"며 "현재의 조미 기술을 활용해 우지의 풍미를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은 우선 내수 시장 공략에 집중하되 향후 수출도 검토 중이다.

채혜영 삼양브랜드부문장은 "내수가 어려워 국물 라면은 성장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우지 유탕면이야말로 이것보다 차별화되는 신제품은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과감하게 신제품 발매를 결정했다"며 "기존의 삼양라면을 뛰어넘는 매출을 기록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채 부문장은 "수출은 당연히 염두에 두고 있다"며 "수출 전용 별도의 스펙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 진출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vivid@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