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차기 CEO 공모' 4일 이사회…김영섭 거취 주목

기사등록 2025/11/02 08:10:00 최종수정 2025/11/03 15:15:45

사외이사 중심, 現 대표 임기 3개월 전까지 사내외 후보군 확정

김 대표, 무단 소액결제 책임론 직면…연임 도전 여부 촉각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김영섭 KT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0.29.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KT가 차기 대표이사(CEO) 선임 절차에 공식 돌입한다. 4일 이사회에서 차기 CEO 선임 추진 안건을 의결할 예정정이다. 세간의 관심은 김영섭 KT사장의 연임 도전 여부다. 김 사장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무단 소액결제 사고 책임론과 관련해 "책임지겠다"며 연임 포기 의사를 간접적으로 시사한 바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대표이사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까지 사내·외 대표이사 후보군을 구성하도록 한 정관 규정에 따라 이달 중 차기 대표 공모 절차를 시작한다. 김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다.

◆ 사외이사 중심 후보자 공모…현 대표 연임 우선 심사 없어


KT의 차기 대표 선임은 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된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주도한다. 위원회는 사내외 후보군을 구성하고 서류 및 면접 평가를 거쳐 최종 후보 1인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사내이사는 위원회에 참여하지 않는다.

선발된 후보는 정기 주주총회 공고 전까지 확정해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최종 선임된다. 사내 후보의 경우 회사 또는 계열회사 재직 2년 이상, 부사장 이상 직급, 경영 전문성 및 KT 사업 이해도 보유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추천위는 기업경영 경험과 전문 지식과 커뮤니케이션 역량, 글로벌 시각 기반 리더십, 산업·시장·기술 전문성 등을 고려해 대표를 선임된다.

주주총회에서 출석 주주 의결권의 5분의 3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KT는 2023년 6월 ‘대표이사 연임 우선심사제’를 폐지했다. 현직 대표가 연임 의사를 밝힐 경우 별도 공모 없이 우선 심사를 받도록 한 절차였지만, 공정성 논란이 일면서 선임 절차 투명성 강화를 위해 없앴다. 이에 현직 대표를 포함한 모든 후보자가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하는 공개 공모 방식으로 바뀌었다.

◆ "책임지겠다" 김영섭 대표, 향후 거취는

김영섭 대표의 임기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로 다가오면서, 차기 대표 선임 절차 개시와 함께 그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무단 소액결제 사고와 관련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책임론에 직면했다.

그는 사이버 침해 피해에 대한 책임을 묻는 질의에 "총체적 경영 책임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합리적인 수준의 책임을 지는 게 마땅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책임 수준에 대해서는 "사퇴를 제외한 것이 아닌, (사퇴를) 포괄하는 책임"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아울러 "11월 초 새 대표 후보 선임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안다"며 "곧 있을 이사회에서 입장을 명확하게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임 도전 여부를 묻는 물음에는 "책임을 지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울러 국회는 구현모 전 대표와 윤경림 전 사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불러 과거 인선 절차에 외압이 작용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과거 절차의 적정성을 검증한다는 명분이지만, 시점상 김 대표의 향후 행보가 논의되는 시기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김 대표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는 김 대표의 거취 발표가 향후 공모 절차의 흐름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정권 교체기마다 반복된 '대표 물갈이' 이번에도?

KT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CEO가 교체되는 불안정한 구조를 반복해왔다. 2002년 민영화 이후 이용경, 남중수, 이석채, 황창규, 구현모 등 5명이 수장 자리에 올랐지만, 연임에 성공해 임기를 모두 채운 인물은 황창규 전 회장이 유일하다.

구현모 전 대표는 연임에 도전했지만 좌초했다. 당시 우선심사를 통과했으나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절차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반대하면서 연임이 무산됐다. 이후 스스로 경선을 제안하면서 연임 의지를 나타냈으나 논란이 계속되자 후보자 압축 과정에서 중도 포기했다.

이후 다시 공모를 진행해 차기 대표 후보자로 선출됐던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이 내정됐지만 20일 만에 공식 사퇴하는 진통을 겪기도 했다.

이후 KT는 재공모를 실시, 2023년 8월 말 임시 주주총회에서 현 김영섭 대표를 최종 선임했다.

KT가 4일 이사회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차기 대표 공모에 착수하면서, ‘정권 따라 교체’로 상징된 절차를 벗어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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