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주둔 미군 대대급 철수키로…유럽 병력 인태로 전환"

기사등록 2025/10/29 11:38:37 최종수정 2025/10/29 15:14:24

우크라 언론 "美, 이주초 동맹에 통보"

전문가 "미군 많지않아…납득 어렵다"

[콘스탄차=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루마니아 주둔 미군 대대급 병력을 철수시키기로 했다고 우크라이나 언론이 2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2022년 2월11일 미군 전투 차량이 트럭에 실려 루마니아 동부 흑해 항구도시 콘스탄차 인근 미하일 코갈니체아누 공군기지에 도착하는 모습. 2025.10.29.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루마니아 주둔 미군 대대급 병력을 철수시키기로 했다고 우크라이나 언론이 보도했다.

키이우포스트는 28일(현지 시간) 익명의 미국·유럽 정부 관계자 3명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주 초 서방 동맹국에 병력 철수를 통보했으며, 며칠 내에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매체는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더 효과적으로 견제하려는 목적으로, 미 유럽사령부의 임무를 재평가해 서반구와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병력 등 자원을 재배치하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철수 병력 규모는 1개 대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루마니아 주둔 미군은 2000명 안팎으로 추정된다. 유럽 주둔 미군 총 병력은 약 8만4000명으로 전해진다.

유럽이 미국의 안보 보장에 '무임승차'해왔다고 보는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후 유럽의 방위비 확대를 강하게 압박하며 유럽 주둔 미군 감축을 시사해왔다.

그는 지난달 3일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폴란드 주둔 병력 감축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는 고려 중"이라고 이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루마니아 측은 러시아의 나토 동부전선 위협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동유럽 주둔 미군이 철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은 루마니아 등 흑해 주변 지역 전투력을 강화하는 방위 전략을 유지해왔는데, 이번 결정은 이에 역행한다는 것이다.

리처드 윌리엄스 전 나토 방위투자국 부국장은 "루마니아에서 나토군을 뺄 명확한 전술적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나토는 여전히 동부전선 주둔 미군을 안정의 핵심 요소로 본다"고 했다.

익명의 전직 루마니아군 지휘부 관계자도 "현재 유럽 주둔 병력은 약 8만명으로, 역사적으로 볼 때 많은 수준이 아니다"라며 "(철수는)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라고 우려했다.

키이우포스트도 "러시아가 동부전선 전역의 영공을 침입하며 나토를 시험하던 와중에 철수 계획이 나왔다"며 "나토는 경계를 강화하고 있지만, 미군 감축은 상충된 신호를 줄 위험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번 철수는 미국의 우선순위가 유럽에서 서반구와 태평양으로 확실하게 이동했음을 상징한다"며 "(미국) 동맹국들이 자국 방위태세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하는 중대 전환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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