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車 혁신 요람' 한자연, 자율주행 등 미래 경쟁력 확보 구슬땀

기사등록 2025/10/29 12:00:00 최종수정 2025/10/29 15:44:23

다양한 미래 자동차 기술 연구로 韓기업 기술적 뒷받침

금속분리판 등 기존 제품보다 진보된 기술력 다수 확인

4가지 분야의 자율주행차 기술연구로 미래차시대 대비

자율주행 기술 경쟁국 대비 낮지 않아…"규제 완화 필요"

[천안=뉴시스]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을 연구하는 한국자동차연구원 자율환경실험실에서는 인공지능 기반의 차량·보행자 인식 기술을 개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사진=한자연 제공)

[천안=뉴시스]김동현 기자 = "자동차 산업은 현재 100년만에 기술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내연차에서 시작했지만 자율주행차 등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기술적 변화를 하는데 있어서 우리나라 기업들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28일 중남 천안시 동남구 소재 한자연에서 만난 진종욱 원장은 기관의 주요 업무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우리나라 자동차가 세계 시장에서 자리를 잡는데 있어서 한자연은 뒤에서 기술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는 의미다.

한자연은 국내 자동차업계의 자생력 확보와 산업육성을 위해 정부와 업체가 힘을 모아 설립한 기관으로 연구개발, 기술지원, 시험인증, 기술교육, 미래차 인력양성 등 다양한 자동차 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을 수행하고 있다.

자율주행과 친환경, 섀시·소재기술, 신뢰성·인증기술, 산업정책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산업정책연구소, 자율주행기술연구소, 친환경기술연구소, 섀시·소재기술 연구소, 신뢰성·인증기술 등을 운영하고 있다.
[천안=뉴시스]한국자동차연구원 환경연구동에 위치한 친환경 파워트레인 실험실에서 사용하고 있는 시뮬레이션 기술(사진=한자연 제공)


◆다양한 미래 자동차 기술 연구로 韓 기업 기술적 뒷받침

최근 전기차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 트렌드가 이동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기업들의 기술력 향상을 지원하는 한자연에선 어떤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미래 자동차 기술은 어떻게 테스트하고 만들어질까.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환경연구동에 위치한 친환경 파워트레인 실험실이었다. 이곳은 시뮬레이션 환경을 이용해 차량에 적용했을 때 성능을 예측해보고 기술 개선·개발을 하는 곳이다.

한자연은 자동차 개발 전 과정을 가상공간과 실제 환경을 혼합해 수행하는 가상 개발(Virtual Development) 기반의 파워트레인 개발 기술을 오랜 기간 고도화해왔고 실제 연구개발 현장에서 적극 활용하고 있었다.

이 곳에서 일하던 연구원은 한자연이 전동화 및 수소 파워트레인까지 확장 가능한 모듈형 디지털 트윈 환경을 통해 설계, 성능 검증, 제어 로직 검토, 내구 신뢰성 평가를 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뮬레이션 환경을 통해 차량 성능을 예측할 수 있는 만큼 차량을 개발하는데 있어 비용과 인력,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이를 통해 데이터, 네트워크, AI 등 차세대 기술 융합에 있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요지다.
[천안=뉴시스]한국자동차연구원 수소연료전지 실험실에서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50킬로와트급 연료전지 스택의 모습. 해당 연료전지 스택은 소형모빌리티에 사용된다.(사진=한자연 제공)

◆금속분리판 등 기존 제품보다 진보된 기술력 다수 확인

이후 방문한 수소연료전지연구실험실과 전기차 배터리 실험실에선 차량 구동계 핵심 요소인 연료전지 개발 현황과 전기차 배터리 실물 활용 시뮬레이션 활용 평가를 진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연료전지의 경우 핵심 부품인 스택(Stack)과 탄소복합소재 적용 차세대 연료전지 분리판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한데 수소연료전지연구실험실에서는 건물발전, 수소지게차용 금속분리판을 개발을 진행하고 있었다.

분리판은 연료전지 스택에 수소와 산소를 공급하는 얇은 판으로 많이 사용되는 흑연 분리판은 전기 전도성 대비 두껍다는 단점이 존재하는데 한자연은 금속 분리판 개발을 통해 출력과 내구성을 강화한다는 포부다.

전기차 배터리 실험실에선 모듈 레벨에서 실차 수준의 성능 평가와 배터리 성능 및 환경 특성 평가, 전기차 충전시스템 설계 및 검증, 차량 전원체계 설계 및 검증 등이 진행되고 있었다.
[천안=뉴시스]한자연은 국내 자동차업계의 자생력 확보와 산업육성을 위해 정부와 업체가 힘을 모아 설립한 기관으로 연구개발, 기술지원, 시험인증, 기술교육, 미래차 인력양성 등 다양한 자동차 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을 수행하고 있다.(사진=한자연 제공)

◆ADAS연구로 자율주행 카메라 성능·인식 정확도 높인다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을 연구하는 자율환경실험실에서는 인공지능 기반의 차량·보행자 인식 기술을 개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실험실에 있는 자율 주행 차량의 카메라 성능 평가, 인식 정확도 평가 등을 연구하는 곳이다.

현재는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의 일환으로 '자율주행 인지예측지능제어 차량부품 시험기준 및 표준 평가 기술개발'을 슈어소프트테크, 사이텍 등과 함께 수행하고 있었다.

노형주 연구책임자는 자율환경실험실은 우리나라에서 ADAS·자율주행용 인식기술 개발을 하는 데 가장 우수한 곳이라고 설명하며 현재 카메라 성능평가와 인식 정확도 평가, AI 학습용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자율주행 센서(라이다·카메라·레이더) 등을 활용한 시제품을 만들고 성능 평가 등도 진행하면서 자율주행 차량의 안정성 확보와 신뢰도 확보를 위한 평가 프로시져(순서)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안=뉴시스]한국자동차연구원 전기차 배터리 실험실에선 모듈 레벨에서 실차 수준의 성능 평가와 배터리 성능 및 환경 특성 평가, 전기차 충전시스템 설계 및 검증, 차량 전원체계 설계 및 검증 등이 진행되고 있었다.(사진=한자연 제공)

◆4가지 분야의 자율주행차 기술연구로 미래차시대 대비

한자연은 인지, 판단·제어, 커넥티비티, 인프라 등 4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자율주행차 기술을 연구하고 있었다. 자율주행 운전자-차량 인터페이스(HVI), 차량 사고위험 방지 및 경고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자율주행 HVI은 운전자의 상태, 패턴 수동 주행에 대한 자세 등을 파악해 학습하고 개인에게 최적화된 자율주행 제어, 능동적 운전 제어권 전환 제시 등을 통해 최적의 자율주행 환경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현재 한자연은 기초연구와 실험단계를 넘어 시제품을 제작하는 단계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자율주행 제어권 전환에 따른 준비도 판단 장치 및 그 방법 등 2건의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실용화 단계를 진행하고 있는 기술도 다수 있었다. 화물차의 실시간 제동거리 측정기술, 화물차의 실시간 제동거리 예측 연산장치 및 그 방법, 스마트키 권한 공유기술 등은 현재 신뢰성 평가 시제품 인증 등을 통해 사업화를 앞두고 있었다.
[천안=뉴시스]진종욱 한국자동차연구원 원장이 지난 28일 산업통상부 출입기자들과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한자연 제공)


◆자율주행 기술 경쟁국 대비 낮지 않아…"규제 완화 필요"

모빌리티 산업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고 2030년대에는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 버스가 국내 도로를 누비고 일반 승용차도 자율주행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는 미국 테슬라와 중국 BYD 등이 기술에서 앞서고 있다는 평가다.

자율주행 시대를 맞아 한자연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이 같은 질문에 진 원장은 "기술적으로는 미국과 중국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지만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데이터 수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반자율주행 단계인 레벨 2, 조건부 자율주행 단계인 레벨 3, 온전한 자율주행을 뜻하는 레벨 4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은 다른 나라처럼 발전하고 있지만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더해지며 자율주행기술 발전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기술 실증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진 원장은 "자율주행 AI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선 방대한 주행 데이터 축적이 선행돼야 한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등 엄격한 규제로 기술 개발의 초석인 영상 데이터 수집부터 막혀 있어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과 함께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안=뉴시스]진종욱 한국자동차연구원 원장이 지난 28일 산업통상부 출입기자들과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한자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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