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소원 인턴 기자 = 자정 이후부터 해가 뜨기 전까지 주변이 밝을수록 장기적으로 심장 기능 이상이나 뇌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각) 호주 플린더스대 대니얼 윈드레드 박사 연구팀은 미국의학협회 산하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에 발표한 논문에서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등록자 약 8만8900명을 대상으로 한 장기 추적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는 평균 9년 반 동안 진행됐으며, 참가자들은 손목에 조도 측정기를 착용해 0시30분부터 오전 6시까지 1주일 간 빛 노출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연구진은 ▲달빛 수준(0~50%·약 0.6럭스) ▲희미한 조명(51~70%·약 2.5럭스) ▲침실등 수준(71~90%·약 16럭스) ▲TV·휴대전화 수준(91~100%·약 105럭스) 등 네 구간으로 나눈 집계 정보를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내 건강한 사람들의 의료 기록과 비교·분석했다.
분석 결과, 가장 밝은 구간에 속한 사람들은 가장 어두운 그룹에 비해 심부전 위험은 약 56%, 심근경색 위험은 47%, 관상동맥질환과 심방세동 위험은 30%대, 뇌졸중 위험은 약 28%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경향은 흡연, 운동, 식습관, 수면 습관, 유전 등 다른 요인의 영향을 통계적으로 보정한 뒤에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특히 여성과 60세 이하 참가자의 경우, 빛 노출에 따른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 폭이 더 두드러졌다.
윈드레드 박사는 "심장 건강 관리 지침에 '야간 조명 최소화'를 포함할 필요가 있다"며 "암막 커튼 사용 등 기본적인 생활 습관부터 TV나 휴대전화 사용 자제까지 야간 빛 노출을 줄이는 것은 건강한 식습관, 규칙적인 운동, 금연·절주와 함께 새로운 심혈관 질환 예방 전략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야간 빛이 생체리듬(일주기)을 교란해 신체 회복과 대사 과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특히 침실에서 TV나 휴대전화를 장시간 켜두는 습관에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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