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부 총 1조원…국내 어린이 치료 환경 개선 기여
환아 2만여명 수혜…감염병 등 선진 의료시스템 지원
서울 종로구 서울대어린이병원 1층에 위치한 이건희 선대회장의 부조상 아래 적힌 글귀다.
이 선대회장은 생전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사명"이라며 선진 의료지원 체계 구축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왔다.
특히 미래 세대 육성은 기업이 추구해야할 최고의 가치로 꼽았다.
지난 1993년 품질 경영을 대내외에 알린 독일 프랑크푸르트 선언 이후 이 선대회장이 임직원들의 육아 지원을 위한 어린이집 설립을 지시한 일화가 유명하다.
반도체 같은 첨단 기술 분야를 주도하려면 젊은 세대에게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인간 존중' 철학을 반영한 것이다.
이런 선대회장 유지는 삼성 일가가 시작한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에도 투영돼 있다.
삼성 일가는 지난 2021년 서울대학교병원에 3000억원을 기부했고, 이 지원금을 기반으로 서울대어린이병원을 비롯한 전국 의료기관들이 참여해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이 출범했다.
사업단은 현재까지 진단·치료·연구 관련 86개의 추진 과제를 진행했으며 환아 2만2462명이 지원을 받았다. 지난해 말 기준 1만명에 가까운 환아가 병명의 진단을 받고, 치료를 위한 실마리를 모색 중이며 치료 지원을 받은 환아도 거의 4000명에 달한다.
사업단은 열악한 국내 어린이 환자 치료환경을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는 지지를 받는다.
소아암과 소아희귀질환은 쉽게 정복되기 어렵고, 재발 가능성도 크다. 확인된 소아희귀질환 종류만 7000여개 이상에 달한다.
반면 환자 수는 갈수록 줄고 있어, 사례를 수집하기조차 쉽지 않다. 표준치료법을 확립하기 어렵고,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환자 가족의 부담이 한결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삼성 일가의 파격적인 기부는 미래 희망인 어린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삼성 일가의 기부 이후 세계적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정국, 가수 이승기가 서울대 어린이 병원에 기부하는 등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 일가는 코로나 등 펜데믹 피해 줄이기 위해 7000억원을 기부하며 감염병 대응 인프라 확충에도 기여하고 있다.
특히 기부금 중 5000억원은 코로나19 같은 신종 감염병 위기 대응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에도 활용한다.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은 일반·중환자 병상과 고도 음압병상, 음압수술실, 생물안전 검사실 등 첨단설비를 갖춘 150병상 규모의 의료시설로 2028년까지 완공 예정이다. 현재 이 전문병원은 중간설계를 끝내고 이르면 내년에 정식 착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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