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가라비토 조기 강판한 후 불펜 7명 투입했으나 역전패
삼성은 1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벌어진 2025 신한 쏠뱅크 KBO 포스트시즌 PO 1차전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8-9로 패배했다.
정규시즌 4위로 와일드카드(WC) 결정전을 거친 삼성은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에서 3위 SSG 랜더스를 3승 1패로 물리치고 PO에 진출했지만, PO 첫 판에서 패배를 당해 기세가 한풀 꺾였다.
이날 예상과는 달리 삼성 타선은 '극강의 에이스' 코디 폰세를 무너뜨리는데 성공했다.
올해 정규시즌에 17승 1패 평균자책점 1.89, 탈삼진 252개의 화려한 성적을 거둔 폰세는 이날 응집력을 발휘한 삼성 타선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폰세는 6이닝 동안 홈런 한 방을 포함해 7개의 안타를 얻어맞고 6실점(5자책점)했다. 삼진 8개를 잡은 것이 무색했다.
정규시즌 평균자책점이 1.89에 불과한 폰세가 KBO 무대에 온 이후 한 경기 최다 실점이다. 정규시즌 경기에서는 6월8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5이닝 5실점한 것이 한 경기 최다 실점이었다.
타선이 폰세를 상대로 선전하면서 삼성은 5회까지 6-5로 앞서가며 승리 기대를 키웠다.
하지만 불펜이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선발 헤르손 가라비토의 뒤를 이어 7명의 불펜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으나 모두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 선발 가라비토가 3⅓이닝 5실점하며 흔들리자 삼성은 4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불펜을 가동했다.
뒤이어 등판한 이승민은 문현빈에 좌중간 안타를 맞았고, 곧바로 강판됐다.
계속된 1사 1, 3루 위기에 등판한 양창섭은 노시환에 병살타를 유도하며 위기를 넘겼다. 5회말도 안타 1개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았다.
잘 던지던 양창섭도 6회말 선두타자 심우준에 장타를 허용했다. 우선상 2루타를 얻어맞았다.
후속타자 손아섭이 번트 자세를 취하자 삼성은 양창섭에게 계속 마운드를 맡겼다. 그러다 손아섭이 두 차례 희생번트에 실패한 후 강공으로 전환하자 신인 배찬승을 투입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배찬승은 중전 적시 2루타를 허용하며 한화에 동점 점수를 내줬다.
배찬승은 루이스 리베라토에게도 우전 안타를 맞았고, 결국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이호성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호성은 문현빈, 노시환을 연달아 삼진으로 잡았지만 채은성에 결정타를 얻어맞고 말았다. 2타점 우전 적시타를 헌납하면서 한화의 8-6 역전을 허용했다.
삼성은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등판한 이재익이 연속 안타를 맞고 2사 1, 2루에 몰리자 김태훈까지 마운드에 올렸다. 김태훈이 채은성에 또 좌전 적시타를 맞으면서 삼성은 추가점을 줬다.
삼성은 불안한 불펜이 이번 가을야구에서 약점으로 지목됐다. 올해 정규시즌 삼성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3.88로 4위였지만, 불펜 평균자책점은 4.48로 6위였다.
시즌 내내 마무리 투수에 대한 고민이 컸다. 마무리 투수로 시즌을 시작한 김재윤이 시즌 초반 제 몫을 해주지 못하자 이호성에게 뒷문을 맡겼지만, 그는 좀처럼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다시 김재윤이 마무리 투수로 복귀했지만 정규시즌 막판에도 기복이 심한 모습을 이어갔다.
이 때문에 삼성은 WC 결정전과 준PO에서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 가라비토를 마무리 투수로 기용하는 '고육지책'을 썼다. 둘은 구원 등판으로 선발 등판 전 불펜 투구를 대신했다.
앞서 WC 결정전과 준PO에서는 삼성의 불펜 약점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
일단 선발 투수들이 긴 이닝을 소화해주면서 불펜을 많이 투입하지 않아도 됐다.
WC 2차전에서 가라비토를 불펜으로 투입한 것도 효과를 봤다. 가라비토는 3-0으로 앞선 8회 등판해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팀 승리를 지켰다.
여기에 불펜진이 예상보다 잘 버텨줬다. 특히 이호성과 배찬승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이호성은 준PO에 두 차례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졌고, 배찬승도 준PO 2차전과 4차전에서 각각 ⅔이닝씩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마무리 투수 김재윤도 준PO 1~4차전에 모두 등판해 3세이브를 수확하며 안정감을 자랑했다.
그러나 PO 첫 판에서는 삼성의 불펜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말았다. 앞으로도 삼성은 불펜에 대한 고민을 안은 채 시리즈를 치러가야하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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