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국감…與추미애, 野곽규택 질의권 뺏으며 중단 파행

기사등록 2025/10/17 21:37:15 최종수정 2025/10/17 21:40:24

추 "곽, 태도 봐가며 발언기회 주겠다"에 국민의힘 항의

국감 50분 만에 중단…30분 후 속개 뒤 국힘 없이 진행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관련 서류 제출 요구의 건' 처리에 재판 개입이라 주장하며 항의하고 있다. 2025.10.15.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질의 차례가 된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을 제한해 법사위 국정감사가 또다시 파행했다.

법사위 감사는 이날 오후 6시30분께부터 속개됐는데, 여야 간의 갈등 속에 약 50분 만에 중단됐다. 추 위원장이 곽 의원의 발언 순서를 제한하면서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이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에게 해병대 수사단이 채모 상병 사망사건 수사기록을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정황을 묻는 도중, 국민의힘 측이 이에 항의하며 소란이 일었다.

이에 추 위원장은 "(곽규택 의원이) 계속 떠드니 위원장이 증인들이 어떻게 발언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다음 순서는 곽규택 위원의 순서입니다만 지속적으로 의사 진행을 방해해 온 관계로 태도를 봐가며 발언 기회를 주도록 하겠다. 마지막 순서로 돌리도록 하겠다"면서 최혁진 무소속 의원에게 발언권을 줬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일제히 위원장석으로 몰려가 "병원 한 번 가 봐라", "사과하라" 등의 말을 하며 따졌다. 이후 민주당 소속 김기표·박균택 의원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말리며 자리로 돌려보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자리에서 선 채로 계속해 항의했다.

이에 추 위원장은 오후 7시23분에 "이렇게 국감 진행을 거듭 방해하는 사태로 인해 더 이상 국감이 진행될 수 없다"며 감사 중지를 선포했다.
[서울=뉴시스]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추미애 위원장석 앞으로 다가가 추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사진=국회중계 캡처)2025.10.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감사는 약 30분이 지나 오후 7시54분께 재개됐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회의장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추 위원장은 조금 전 일어난 상황을 담은 위원장석 시선의 영상을 재생시킨 후 "보셨다시피 참담한 상황이고 매우 공포스러웠다"며 "위원장이 공포스러우면 질서를 어디서 복구할 수 있는 힘을 찾겠나. 그래서 저는 공포나 이런 감정마저도 표현하기 어려운 자리"라고 말했다.

이어 "'그거 읽을 줄 아나', '학교는 안 다녔나', '꿀리는 게 있나' 등 제가 어디서 들어 본 적 없는 말을 1미터 남짓 되는 거리에서 지속적으로 했다"며 "방금도 '어디서 건방지게'라는 말과 함께 (제게) 손찌검을 하는 듯한 태도, 내려칠 듯한 위협을 가했고 '네가 존엄이냐'는 말은 오늘뿐 아니라 계속 반복적으로 해 온 말"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추 위원장은 오후 8시26분에 자리를 이석했고, 감사는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 주관으로 국민의힘 의원들 없이 진행된 후 오후 8시44분에 종료했다.

한편 법사위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회의에 들어오지 않고 "추미애 법사위원장의 '제멋대로 의사진행' 주특기가 최고조에 이르렀다"며 "이후 열린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는 자당 의원에겐 사실상 무제한 발언, 상대 당인 우리 당 의원에게는 발언 시간을 반복적으로 제한했다"고 입장을 냈다.

또 "'1분 만 더 달라'고 요청하는 우리 당 송석준 의원의 요청은 묵살했지만, 민주당의 장경태 의원에게는 요구하지도 않은 2분의 시간을 더 주며 발언을 계속하라며 장려했다"며 "급기야 오늘 곽규택 의원 발언 순서가 되자, 지속적으로 편파진행에 문제를 제기한 행동을 트집 잡으며 '태도를 봐가며 발언권을 주겠다'는 발언까지 아무렇지 않게 뱉어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각 위원의 발언권은 위원장 자신의 기분 따라 손에 쥐어주는 사탕이 아니다. 이것은 진행이 아닌, 편파"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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