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인적분할 '99.9% 찬성' 통과…"성장 전환점"(종합)

기사등록 2025/10/17 10:11:46 최종수정 2025/10/17 14:14:24

'CDMO와 시밀러·신약' 사업 분리…이해상충 해소

11월 24일 재상장…신약 개발사는 14일까지 설립

"자본 시장서 각 사업 투명 평가…주주가치 제고"

[서울=뉴시스] 17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 회사 '인적분할 승인' 안건이 가결됐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2025.10.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삼성바이오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과 바이오시밀러·신약 사업을 완전히 분리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다.

17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 회사 '인적분할 승인' 안건이 가결됐다.

이날 의결권 있는 전체 주식의 93.0%(1286명)가 출석한 가운데 출석 주주의 99.9%가 찬성해 압도적인 지지로 가결됐다. 회사의 분할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안으로,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및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는 "향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 관리 및 투자 부문이 분리돼 신설 지주회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설립되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본연의 위탁개발생산 사업에 집중하는 순수 CDMO 기업으로 새롭게 도약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인적 분할은 고객사의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하고 CDMO와 바이오시밀러 각 사업의 강점과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또 상이한 사업 특성을 가진 양사가 독립적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게 돼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건 통과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로직스)의 투자부문이 분할돼 신설법인인 삼성에피스홀딩스(에피스홀딩스)가 설립될 예정이다.

로직스가 영위하는 CDMO 사업과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가 영위하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이해 상충됐던 부분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로직스의 사업은 빅파마의 신약 등을 대신 제조·생산해주는 것으로, 빅파마들은 경쟁사가 될지도 모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자회사에 신약 레시피가 유출될지 모른다는 오해를 하곤 했다.

고객사와의 이해 충돌을 해소하고 '순수 CDMO' 정체성을 확립해 수주 경쟁력을 높일 계획으로 로직스는 인적분할을 추진해왔다.

로직스의 기존 주주는 로직스 주식과 에피스홀딩스 주식을 65대 35 비율로 교부받게 된다.

분할기일은 내달 1일이며, 거래정지기간(10월 30일~11월 21일)을 거쳐 내달 24일 유가증권시장에 각 변경상장 및 재상장될 예정이다.

해당 절차 완료 후 로직스와 에피스는 기존 모회사-자회사 관계가 사라지고, 분리된 회사로 거듭난다.

신설되는 에피스홀딩스가 향후 에피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해 에피스의 지주회사가 될 예정이다.

로직스와 다른 노선을 걸을 에피스홀딩스는 순수 지주회사로,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상업화를 수행하는 에피스의 지분을 100% 승계하며 자회사 관리 및 신규 투자 등을 담당하게 된다.

에피스홀딩스의 사업 전략은 기업가치 상승의 또다른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밀러 사업으로 이미 연매출 1조5000억원을 내고 있는 에피스를 한 축에, 신약 개발(바이오 플랫폼 개발) 신설 회사를 다른 한 축에 세웠다. 내달 14일까지 신설 자회사를 설립 완료할 계획이다.

증권신고서에서 회사는 "신설 자회사가 영위할 사업의 기본 형태는 바이오텍 모델로, 확장성이 높은 요소기술을 플랫폼화하고 다양한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해 글로벌 제약사에 이전 또는 공동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구체적 개발 분야로는 현재 'ADC에 사용되는 이중항체 구조 설계' 플랫폼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존 림 대표는 "이번 분할은 CDMO와 바이오시밀러 각 사업이 개별 상장을 통해 자본시장에서 고유의 가치를 투명하게 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각 회사는 사업 본연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며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이번 분할 안건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3대 주주(7.3%)인 국민연금공단도 찬성 의결권을 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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