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자사주 기반 EB 발행' 공시 강화…"지배구조 영향 기재"

기사등록 2025/10/16 12:00:00 최종수정 2025/10/16 14:04:25

20일 시행…"충분한 정보로 냉정한 시장 판단 기대"

3분기에만 EB 1.5조 발행…작년 한해보다 많아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깜깜이 교환사채(EB) 발행' 논란에 금융감독원이 사모 교환사채 관련 발행 공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기업들은 많은 자금 조달 수단 중 왜 하필 자사주 대상 교환사채 발행을 선택했는지, 지배구조에 어떤 영향이 생기는지 등 투자자가 알아야 할 정보를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

16일 금감원에 따르면 3분기 중 교환사채 발행 결정 규모는 50건, 1조4455억원으로 전년도 총 발행 수준인 28건, 9863억원을 상회했다.

특히 9월 중 교환사채 발행 결정만 39건, 1조1891억원에 달해 3분기 발행 결정 규모의 78.0%를 차지하는 등 최근 급증 추세를 보였다.

최근 시장은 교환사채 발행을 악재로 인식하고 있다. 지난달 교환사채 발행 결정을 최초 공시한 36개사 중 25개사(69.4%)의 다음날 주가가 하락을 기록했다. 심지어 자사주를 보유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주주들이 회사의 교환사채 발행 가능성을 우려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다양한 자금 조달 방법과 필요성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교환사채 발행을 급하게 추진한 경우 주주 신뢰관계가 훼손되면서 주가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자사주 대상 교환사채 발행이 자사주 소각을 피하려는 '꼼수'이자 재매각을 통해 최대주주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교환사채 대부분이 사모로 발행되는 탓에 이후 재매각 가능성이 있음에도 투자자들은 발행 관련 의사결정의 배경, 타당성 검토 내용 등 투자 판단에 필요한 충분한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금감원은 공시 강화를 추진, 교환사채 발행 결정시 주주이익에 미치는 영향 등 주요 정보를 상세히 기재하도록 공시 작성 기준을 개정하고 20일부터 즉시 시행할 예정이다.

다른 자금 조달 방법을 두고 왜 자사주 대상 교환사채 발행을 선택했는지, 타당성 검토 내용, 실제 주식교환시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 기존 주주 이익에 미치는 영향, 발행 이후 교환사채 재매각 예정 내용(사전협약내용 포함)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

금감원은 "기업이 주주 충실 의무에 따라 주주 관점에서 더 신중하게 교환사채 발행을 검토하도록 하는 등 주주 중심 경영 활동 정립을 유도할 것"이라며 "투자에 필요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교환사채 발행에 대한 시장의 냉정한 판단과 평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조만간 자사주 보유·처분계획 등에 대한 공시 개선안과 공시 위반 행위에 대한 제재 강화도 시행될 예정"이라며 "향후 감독당국은 자사주 관련 공시 위반 행위가 발견되면 정정 명령, 과징금 부과 등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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