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교황대사관 신축 기공식
이용훈 주교 "교황청과 관계 공고히 다질 계기"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주한 교황대사관이 교황이 방한하는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앞두고 1년 여간 신축공사에 돌어갔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주한 교황대사관이 15일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26길 19 대사관 부지에서 신축 기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고 16일 밝혔다.
공사 기간은 약 16개월이 소요되고 2027년 1월 완공이 목표다.
대한민국과 교황청은 1963년 정식 수교 후 지금까지 교황대사관 건물은 양국 교류의 거점 역할을 해 왔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84년과 1989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방한 당시 이곳에 머물렀다.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맞아 방한할 레오 14세 교황도 새로 지어질 교황대사관에 머무를 예정이다.
현재 주한 교황대사관은 서울시 서초구 가톨릭대학교 성의교정 옴니버스파크에 임시 이전하여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기공식에는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 전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한 주교단,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회장단이 참석했다.
행사는 축복 예식, 내빈 소개, 주한 교황대사 인사, 교황대사관 신축 경과보고, 대사관 신축 모형 공개와 설명, 테이프 커팅과 시삽 순으로 진행됐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축복 예식 중 축사에서 "1965년에 완공된 대사관 건물은 60년이라는 오랜 세월이 지났기에 보수하며 관리하기에는 한계에 와 있었고, 규모 면에서도 넓지 않아 대사님과 직원분들께서 생활하시고 근무하시는 데에 불편함이 있었는데 새 대사관을 짓게 되어 기쁘기 그지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기공식을 통하여 새로운 건물이 큰 어려움 없이 순조롭게 지어지고, 대한민국과 교황청과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는 "이곳에 세워질 건물은 한국에서 '교황의 집'이 될 것"이라며 “서울의 역사와 아름다움이 깃든 곳에 주한 교황대사관이 들어서게 되어,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국 주교님들과의 일치 안에서, 주한 교황대사관은 앞으로도 한국의 모든 가톨릭 공동체에 가까이 머무는 구체적인 표징이 되고, 평화와 발전을 위한 만남과 대화의 장소이자 한국과 교황청 간의 관계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더욱 견고해지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건축위원회 이경상 주교는 그동안의 신축 준비 과정과 설계 방향을 설명했다.
기존 건물은 낡고 협소해 지난해 10월 신축 설계에 착수했고 같은해 12월 교황청에 신축안 설계 보고를 마쳤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건립될 신축 주한 교황대사관의 대지 면적은 2353.1㎡, 연면적은 2063.76㎡다.
지하 1층에는 문서고, 기계실, 지상 1층에는 대사관 메인홀, 수녀원 부속 시설이 지상 2층에는 업무 공간, 성당, 리셉션 다이닝, 지상 3층에서는 대사 관저, 라이브러리, 수녀원, 게스트룸이 들어설 계획이다.
설계를 맡은 (주)간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진교남 부사장은 대사관 신축 모형을 공개하고 "교황청이 추구하는 평화, 대화, 연대의 정신을 건축으로 구현하고자 했다"며 "건물은 성스러움과 품격을 전달하면서도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형태로 지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사관과 수녀원, 미사 공간이 빛과 녹음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가지며, 각 공간은 독립적이면서도 하나의 순례 동선처럼 이어지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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