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 원인은 트럼프?"…비트코인, 한때 1억7500만원대 회복(종합)

기사등록 2025/10/13 18:18:11 최종수정 2025/10/13 19:56:24

비트코인, 트럼프 "中 도울 것" 언급에 3% 반등

이더리움·리플·솔라나·도지코인 9% 급등

바이낸스코인, 자오창펑 '사면' 검토에 또 신고가

"트럼프 대중 관세 100% 발언, 코인 시장 흔들어"

"트럼프, 비트코인 1.2조 보유…美 최대 투자자"

[오사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6월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2025.02.04.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비트코인이 지난 주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 관세 발언 이후의 하락분을 대부분 만회했다. 이더리움과 리플, 솔라나 등 주요 알트코인들도 9%대 급등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트럼프가 중국을 돕겠다는 유화 메시지를 전하면서 투자 심리가 회복한 영향으로 진단된다.

13일 오후 5시20분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24시간 전보다 0.83% 오른 1억732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40분에는 1억7515만원까지 오르며 지난 주말 폭락 전 가격대에 가까워지기도 했다.

달러 기준으로는 11만5000달러대를 회복했다. 같은 시각 코인마켓캡에서는 전 거래일 대비 3.05% 오른 11만5271달러에 거래됐다.

시가총액(시총) 2위 이더리움을 비롯해 주요 알트코인들은 평균 9%대 상승세를 기록했다. 트럼프 리스크에 큰 폭으로 급락했던 알트코인들도 비트코인과 함께 반등한 것이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빗썸에서 전일 대비 3.63% 상승한 628만원에, 코인마켓캡에서는 9.01% 오른 4188달러에 각각 거래됐다.

코인마켓캡 기준 리플(9.25%)과 솔라나(8.27%), 도지코인(10.85%) 등도 큰 폭으로 오르는 중이다.

글로벌 1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자체 발행한 바이낸스코인(BNB) 상승폭이 가장 컸다. BNB는 같은 시각 코인마켓캡에서 16.39% 오른 135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6일 만에 재차 경신한 신고가다.

BNB 상승세는 바이낸스 설립자이자 전 최고경영자(CEO)인 자오창펑의 사면 가능성이 나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언폴디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오창펑의 사면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트코인의 국내외 가격 차이를 뜻하는 김치프리미엄은 5%대로 껑충 뛰었다. 김치프리미엄이 플러스(+)인 상황은 국내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보다 비싼 경우를 일컫는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비교 플랫폼 크라이프라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52분 기준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은 5.02%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들이 주말 급락분을 만회한 배경은 트럼프 대통령의 달라진 입장에 있다.

앞서 가상자산 전체 시총은 지난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관세 100%를 예고할 당시 4000억달러(571조)가 증발했다. 같은 날 전세계 가상자산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하루 만에 190억달러(27조원)가 청산됐는데, 이는 역사상 최대 규모다.

마르쿠스 틸렌 매트릭스포트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100% 관세 부과 발언으로 시장 과열과 높은 레버리지 상황이 급격하게 요동쳤다"며 "특히 가격 하락으로 인한 탈중앙화거래소(DEX)에서의 자동 청산이 급증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번 조정은 레버리지 해소(liquidation deleveraging)에 따른 필연적 결과"라며 "유동성 축소 속에서 소수만이 수익을 얻었고, 다수는 손실을 입었다. 이번 급락이 가상자산 시장의 구조적 과열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가 하루 만인 12일(현지시간) 돌연 유화 메시지를 전하면서 시장은 회복세로 돌아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은 중국을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 도우려는 것"이라며 "중국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에 이번 비트코인 급락이 시장 조작의 결과라는 주장이 나왔다.

제이콥 킹 스완데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1일(현지시간) X를 통해 "이번에 발생한 비트코인 폭락은 시장 조작에 따른 결과"라며 "누군가 시장을 조작했거나 미리 입수한 정보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폭락은 의도적으로 만들어졌다. 투자자들은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익명의 비트코인 대형 투자자(고래)가 최고점에서 공매도(숏)를 쳤고, 폭락 직전 수백만달러를 숏포지션에 추가 투입했다"며 "비트코인이 폭락하자 이 고래는 비트코인 숏포지션의 90%를 청산하고, 이더리움 숏포지션을 완전히 정리해 하루만에 약 2억달러(2852억원)를 벌어들였다. 실제 사례 규모는 훨씬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최대 비트코인 투자자 중 한 명이라는 진단도 제기됐다.

포브스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미디어 사업체인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Trump Media & Technology Group, TMTG)'을 통해 비트코인 약 8억7000만달러(1조2427억원) 규모를 간접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비트코인 최대 투자자 중 한 명으로 급부상했다"고 분석했다.

앞서 TMTG는 나스닥 상장 이후 주식과 채권 등을 통해 23억달러(3조2855억원)를 조달, 지난 7월 약 20억달러(2조8566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회사 지분율은 약 41%로, 그의 지분 가치는 약 8억7000만달러에 달한다.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38점을 기록하며 '공포(Fear)' 수준을 나타냈다. 전날(24·극단적 공포)보다 오른 수치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공포를,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각각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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