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겸 의원 ‘배경훈-이춘석 만남’ 딥페이크 영상 재생에 여야 고성
김장겸 "지방선거 앞 경각심 차원"…배경훈 "영상 돌아다닐 것 우려, 유감"
[서울=뉴시스] 심지혜 박은비 윤현성 기자 =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자신을 소재로 한 딥페이크 동영상이 국정감사 현장에서 재생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영상에 딥페이크임을 명시하는 표시가 없어 사실로 오해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배 총리는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서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 이후 “국민들이 보고 계시는 국정감사에서 영상이 띄워지면 이를 사실로 오해해 (영상이) 돌아다닐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영상의 경우 소라로 만들면 소라로 만들어진 영상이라고 표시가 된다. (이번에 재생한) 영상도 딥페이크 영상이라고 자막 자료가 나왔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이 영상이 돌아다닐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 유감을 표명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 의원은 질의 중 이춘석 의원이 배 부총리와 만남 자리를 갖는 딥페이크 동영상을 재생했다. 이 의원은 차명으로 AI 관련 주식을 투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영상에는 배 부총리와 이 의원의 사진과 함께 "7월 말쯤 여의도에서 둘이 만났다고 하더라고" "이춘석이 그 시기에 국정기획위에 있었잖아, AI 사업 보고받고 그 쪽 관심이 많아" "아 그래서 배경훈이랑?" 등 내용이 변조된 음성이 포함됐다.
김 의원은 이같은 영상을 준비한 이유에 대해 "얼마 전 이춘석 전 법제사법위원장이 국회에서 주식 거래하다가 포착돼 수사받고 있는 것 아시죠"라며 "이분이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장, 정부 AI 정책을 총괄하는 자리에 있었다. 그래서 여러 뜬소문이 돌았는데, 저도 경각심을 일으키는 차원에서 '페이크 영상'을 준비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AI로 만든 가짜뉴스가) 더 난리를 칠 것"이라며 "김대업 병풍 사건, 청담동 술자리 사건, 조희대 탄압 사건을 보면 녹취록이 등장하는데 AI로 쉽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AI를 악용한 사례에 대응하기 위한 부처간 협업 체계가 없다는 것을 지적했다.
다만 이같은 영상이 등장하자 여야 의원들 간 고성이 오갔고 정회가 이뤄지기도 했다.
국감 속개 이후 김 의원은 “개연성이 있을 법한 내용의 루머에 이론이 들어가면서 대중이 믿게 만든다. 그런 사례에 AI가 적용이 된다”며 “아까 영상은 불과 몇 초만에 만든 영상이다. 그걸 강조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지원과 발전 다 좋지만, 제대로 된 (AI 부작용 대응) 부서가 없고 부처간 협업도 안되고 있다"며 "내년 지방 선거를 앞두고 더 기승을 부릴 수 있어 관심을 가져달라는 차원에서 말씀 드린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배 부총리는 “과기정통부 부총리 조직으로 승격하면서 AI실 산하에 AI안전신뢰정책과, AI안전신뢰지원과 등 두 개 과가 신설됐다”며 “AI 산업의 진흥도 중요하지만 안전과 신뢰에 대한 부분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신뢰와 안전에 대한 부분을 확실하게 지켜내지 못하면 산업 진흥도 물거품이라고 생각한다.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배 부총리는 이재명 정부에서 추진하는 ‘모두의 AI’가 정치적 구호에 그치고 결국 엔비디아 배를 불려주는 것이 아니냐는 김 의원의 지적에 대해 “전세계적으로 AI 개발하는, 특히 학습을 하기 위해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사용하지 않는 곳 없을 것이고, 이제 AMD 등 여러 가지 대체제들이 준비되고 있고, 추론 분야에서는 국내 신경망처리장치(NPU) 업체들이 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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