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H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
로슈·GSK·릴리 빅파마들 경쟁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글로벌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미국 바이오 기업 아케로 테라퓨틱스를 인수한다. 이는 회사의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으로, 글로벌 빅파마들의 MASH 치료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 9일(현지 시간) 아케로 테라퓨틱스를 최대 52억 달러(약 7조4000억원)에 인수하는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아케로는 MASH를 포함해 대사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나스닥 상장 기업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이번 인수를 통해 아케로의 MASH 치료 신약 후보 물질인 FGF21(섬유모세포 성장인자 21) 유사체 '에프룩시퍼민'(Efruxifermin)을 확보했다.
에프룩시퍼민은 현재 중등도에서 진행성 간 섬유증(F2~F3기) 환자와 간경변(F4) 환자 치료를 위한 임상 3상 단계에 있다.
이번 인수는 조건부 가치권(CVR)이 포함된 계약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에프룩시퍼민이 MASH로 인한 대상성 간경변증 치료제로 승인을 받을 시 5억 달러를 현금으로 추가 지급할 예정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이번 인수가 회사의 장기 전략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MASH 환자의 40% 이상이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고 MASH 환자의 80% 이상이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점을 고려할 때 회사의 당뇨병 및 비만 분야 전문성과 연계돼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 더스트다르 노보 노디스크 CEO는 "에프룩시퍼민이 승인될 경우 단독으로 또는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와 함께 우리 시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대사 질환 치료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위고비는 지난 8월 FDA에서 MASH 치료제로 승인을 받은 바 있다.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기반 치료제와 병용 임상을 통해 MASH 영역 강화를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지난달에는 글로벌 제약사 로슈가 MASH 치료제를 개발 중인 바이오기업 89바이오를 최대 35억 달러(약 5조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아케로와 같은 기전인 FGF21 유사체 '페고자페르민'을 확보했다.
지난 5월에는 GSK가 보스턴 파마슈티컬스로부터 MASH 치료 후보 FGF21 작용제 '에피모스페르민'을 최대 20억 달러(약 2조8400억원)에 인수했다.
앞서 2월에는 일라이 릴리가 국내 기업 올릭스로부터 총 9100억원 규모의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MASH와 심혈관·대사질환을 표적하는 임상 1상 물질인 'OLX702A' 개발·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정이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빅파마들의 MASH 파이프라인 선점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MASH는 발병 원인과 질환 진행 속도가 환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환자군 및 섬유화 단계별로 다양한 기전의 치료제가 공존할 가능성이 높다"며 "임상 2상 단계에서 MASH 해소와 섬유화 개선을 동시에 입증하기 어려운 특성상, 임상 3상에 진입한 파이프라인의 가치는 시장에서 더욱 높게 평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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