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 선발로 가라비토 예고…"투구수 제한 없어"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던 타선이 살아난 것에도 반색했다.
박 감독은 삼성이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벌어진 2025 신한 쏠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PO 1차전에서 SSG 랜더스를 5-2로 꺾은 뒤 "최원태가 올해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우리가 진짜 필요로 했던 투구를 선보였다"며 "이렇게 좋은 투구를 할 줄은 몰랐다. 볼넷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은 칭찬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정규시즌 4위로 WC 결정전에 나서 NC 다이노스를 물리치고 준PO에 오른 삼성은 1차전을 승리하면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최원태의 역투가 단연 빛났다.
최원태는 6이닝 동안 2개의 안타와 1개의 볼넷만 내주고 SSG 타선을 무실점으로 봉쇄했다. 삼진은 8개를 솎아냈다.
가을야구 무대에서 유독 작아졌던 최원태는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18번째 등판에서야 첫 승리를 신고했다.
최원태는 앞서 17차례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승리없이 2패만 떠안았고, 평균자책점 11.16에 그치며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날 호투로 가을 무대 약세를 완전히 털어냈다.
WC 결정 1차전에 구원 등판해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강판당했던 아쉬움도 덜었다.
박 감독은 "최원태가 정규시즌에서 힘들어했던 부분을 깔끔하게 씻어내는 투구를 했다"면서 "이전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인 탓에 자신감을 잃은 상태였는데, 오늘 투구를 계기로 자신감을 찾은 것 같다.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NC와의 WC 결정전에서 전반적으로 침체됐던 타선이 살아난 것도 반가운 부분이었다.
1회초 리드오프 이재현이 솔로 홈런을 날려 잠자던 삼성 타선을 깨웠고, 김영웅이 3회 투런 홈런을 날리는 등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박 감독은 "WC에서 타선이 침체돼 분위기가 처질 수 있었는데 이재현이 1회부터 홈런을 치면서 분위기가 많이 올라갔다. 막힌 것을 풀어준 느낌"이라며 "김영웅이 투런 홈런을 치면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디아즈가 첫 타석에서 내야 땅볼을 쳤지만 두 번째 타석에서 빗맞은 타구가 코스가 좋아 안타가 되며 감을 잡은 것 같다. 타격이 살아야 우리 야구를 할 수 있는데 첫 단추를 잘 뀄다"고 기뻐했다.
그러면서도 이날 4타수 무안타에 그친 구자욱을 언급했다. 박 감독은 "이제 구자욱만 살아나면 될 것 같다"며 웃었다.
이재현이 3회초 2사 1, 2루에서 팔꿈치에 공을 맞았을 때 가슴이 철렁했다는 박 감독은 "WC 결정전부터 컨디션이 가장 좋았다. 수비도 수비지만 공격에서 큰 활약을 해줬다"며 "이재현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가 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삼성 불펜에서는 이호성이 7회말 1사 1루 상황에 등판해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졌다. 8회말 연속 안타와 볼넷을 내주고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지만, 고명준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팀의 5-2 리드를 지켰다.
박 감독은 "이호성이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구위를 보여줬다. 그래서 8회 2사 만루에서 밀어붙였다"며 "오늘 경기를 계기로 더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은 준PO 2차전 선발로 외국인 투수 헤르손 가라비토를 내세웠다.
지난 7일 NC와의 WC 결정 2차전에서 팀이 3-0으로 앞선 8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등판해 1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세이브를 수확한 가라비토는 KBO 포스트시즌 무대 첫 선발 등판에 나선다.
박 감독은 "가라비토의 투구수에 제한은 없다. 갈 데까지 갈 생각"이라며 "가라비토가 최원태와 비슷한 성향이다. 최원태처럼 볼넷 1개만 주고 오래 던져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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