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만든 귀중한 쐐기점…삼성 김헌곤, 가을야구 무대서 또 빛났다[WC]

기사등록 2025/10/07 18:43:55

NC와의 WC 2차전에서 8회 도루·쐐기 득점

지난해 PO서도 2홈런 4타점 맹활약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7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와일드카드 2차전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8회말 1사 주자 3루 상황에서 3루 주자 삼성 김헌곤이 김성윤의 희생플라이로 득점하고 있다. 2025.10.07. lmy@newsis.com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베테랑 외야수 김헌곤이 가을야구 무대에서 다시 한 번 진가를 발휘했다.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에서 경기 내내 벤치를 지켰던 김헌곤은 2차전에서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고, 8회 발로 귀중한 쐐기점을 만들어냈다.

삼성은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벌어진 2025 신한 쏠뱅크 KBO 포스트시즌(PS) WC 결정 2차전 NC와의 홈 경기에서 3-0으로 승리를 거뒀다.

정규시즌 4위로 WC 결정전에 나서 1승만 거두면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에 나설 수 있었던 삼성은 WC 결정 1차전을 내주면서 위기에 몰렸지만, 2차전을 이기면서 준PO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삼성을 위기에서 구해낸 일등공신은 단연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이었다. 6이닝 4피안타 5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쾌투를 펼치며 삼성 승리를 견인했다.

원태인의 눈부신 역투 속에서도 삼성 타선은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삼성이 때려낸 안타는 단 1개에 불과했다. 삼성은 1안타를 치고 승리를 거두며 역대 PS 최소 안타 승리라는 달갑지 않은 기록을 썼다.

속 터지던 삼성 타선에서 돋보인 것은 9번 타자로 나선 김헌곤이었다.

삼성 타선은 1회말 NC 선발 투수 로건 앨런의 제구 난조 덕에 먼저 2점을 뽑았다.

이재현의 좌전 안타와 구자욱, 김영웅의 볼넷으로 2사 만루를 일궜고, 이성규와 강민호가 연달아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내 2점을 올렸다.

그러나 이후부터는 침묵했다. 로건을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다.

1회초 흔들렸던 로건은 2회부터는 완전히 달라진 투수가 됐다. 2~6회 한 타자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으며 퍼펙트 투구를 펼쳤다.

NC가 7회말 마운드를 전사민으로 교체했지만, 삼성은 또 출루에 실패했다.

2-0의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삼성은 8회 김헌곤 덕분에 추가점을 내며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8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김헌곤은 바뀐 투수 손주환을 상대로 침착하게 볼넷을 골랐다.

후속타자 이재현의 희생번트로 2루까지 나아간 김헌곤은 김성윤 타석 때 과감하게 3루 도루를 감행했다. 올 시즌 도루가 2개에 불과한 그에 대해 상대의 경계가 느슨해지자 허를 찔렀다.

3루에 미끄러져 들어간 김헌곤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이어 김성윤의 좌익수 뜬공 때 홈으로 파고들어 삼성에 귀중한 득점을 안겼다. 다소 짧은 타구였지만, 김헌곤은 전력 질주한 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공보다 먼저 홈에 도착했다.

김헌곤이 발로 득점을 만들면서 3-0으로 달아난 삼성은 9회초 등판한 헤르손 가라비토가 1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져 그대로 이겼다.

지난해 정규시즌을 사실상 백업 자원으로 소화한 김헌곤은 가을야구 무대에서는 주연으로 우뚝 섰다.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날리는 등 PO 4경기에서 타율 0.364(11타수 4안타), 2홈런 4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김헌곤은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도 홈런 두 방을 몰아쳤다.

올해 정규시즌에도 김헌곤은 백업 자원에 가까웠다. 77경기에만 출전했고, 선발로 기회를 얻은 것은 44경기에 불과했다.

김헌곤은 전날 벌어진 WC 결정 1차전에서도 경기 내내 벤치를 지켰다.

하지만 박진만 삼성 감독은 WC 결정 1차전에서 왼손 타자들이 NC 좌완 에이스 구창모를 상대로 답답한 모습을 이어가자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2~5번 타자는 김성윤, 구자욱, 르윈 디아즈, 김영웅으로 고정했지만 하위 타순에 배치한 좌타자 김지찬을 빼고 오른손 타자인 김헌곤을 투입했다.

박 감독은 김헌곤을 선발 라인업에 포함하면서 지난해 같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랐다.

김헌곤은 비록 안타를 치지는 못했지만 귀중한 쐐기점을 선사하면서 사령탑의 믿음에 보답했다.

다시 한 번 가을야구 무대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김헌곤은 앞으로도 삼성의 '히든 카드'로 활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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