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센터 전남 유치'에 민형배 "걱정" 강기정 "환영" 페북 충돌

기사등록 2025/10/02 18:40:58

민 의원, SNS에 "꽤 기대했는데… 광주는 포함되지 않아"

강 시장, "전남은 민간, 광주는 국가센터…AI 상생 파란불"

논란 글 삭제, "흡집내기" 비판…지선 앞두고 신경전 과열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챗GPT로 대표되는 글로벌 AI 선도기업, 오픈AI가 SK와 손잡고 전남 서남권에 대규모 AI데이터센터를 구축키로 한 것을 두고 지역 정가에서 내년 광주시장 선거 유력 주자들 간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광주의 유일한 재선 의원인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광주는 포함되지 않아 걱정이 크다"고 우려를 표명하자, 강기정 시장은 "환영한다"는 입장과 함께 "전남은 민간, 광주는 국가 주도로 광주·전남이 AI 중심도시로 나아가는 길에 파란불이 커졌다"고 180도 다른 논조로 반박했다.

2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민 의원은 전날 밤 페이스북에 "꽤 기대하고 있었는데, '서남권'은 전남을 가리킨답니다. 광주는 포함되지 않는답니다"라고 우려감을 표명했다.

이어 "그 사이 광주설립이 당연해 보이던 '국가 AI컴퓨팅센터' 유치전에 울산이 뛰어들었습니다. 'AI 국가시범도시 광주'는 앞으로 무엇으로 꾸려가야 할 지 걱정이 큽니다"라고 덧붙였다.

광주가 오픈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유치하지 못한 데 대한 진한 아쉬움으로 읽혔다.

반면 비슷한 시각, 강 시장은 페북에 "너무나 기쁜 소식"이라며 "전남은 민간 주도, 광주는 국가 주도 AI컴퓨팅센터를 유치하게 될 것이고, 이로써 광주와 전남이 대한민국 AI 중심도시로 나아가는 길에 파란불이 커졌다"고 밝혔다.

광주시도 입장문을 통해 "광주·전남이 국가와 민간 AI 인프라 역량을 모아 대한민국 AI 산업을 선도하는 독보적 상생 도시로 도약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중요한 건 '광주의 하나된 힘'"이라고 당부했다.

같은 사안을 두고 민 의원은 유치 실패에 대한 아쉬움과 희비를, 강 시장은 상생과 공존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확연한 입장차에 이번엔 민주당 상설기구인 호남발전특위 소속 김광진 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이 나서 민 의원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 전 부시장은 "전남에 민간 데이터센터가 유치됐다는 기사가 나오자, 한 사람은 '광주가 더 크게 발전할 길이니 환영한다'고 글을 남겼고, 다른 한 사람은 '이제 광주는 갈 길을 잃었다'는 글을 남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간 데이터센터와 국가 데이터센터는 전혀 다른 것이고, 공모 선정 과정에서 둘 사이에 연관성이 없다는 게 상식일 텐데"라며 "오늘 아침엔 다소 애매한 투로 글을 바꾸더니, 결국 아예 삭제해 버렸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글에 나오는 두 사람이 누군지 주어는 없지만 누가 더 광주를 사랑하는지는 주어가 있다"고 글을 맺었다.

이번 '페북 논쟁'을 계기로 지역 정가에선 민 의원이 최근 SNS에 올렸다가 서둘러 삭제한 '글로컬대학30' 관련 글도 소환되고 있다. 민 의원은 당시 교육부의 최종 발표가 나기도 전에 전남대, 조선대 최종 선정 결과를 공개했다가 사전 정보 유출 논란까지 초래한 바 있다.

지역 정가에선 이를 두고 "현역 흠집내기 아니냐"는 해석과 함께 내년 시장 선거를 앞두고 유력 후보들 간의 과열 신경전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정가 관계자는 "민주당 지방선거기획단도 꾸려지지 않았고, 경선 룰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조기 과열되는 측면이 있다"며 "네거티브와 흠집내기가 지속될 경우 당사자는 물론 전체 후보군에게 되레 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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