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탄도미사일 도발, 5개월째 잠잠…북미대화 가능성 의식하나

기사등록 2025/10/08 06:00:00 최종수정 2025/10/08 06:16:24

지난 5월 8일 이후 5개월째 미사일 도발 멈춰

한미훈련 등 특정 이벤트 대응 시위성 도발 줄여

"미국 자극 시킬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북한 미사일총국의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화상감시체계로 참관했다고 7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5.01.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북한이 지난 5월초 이후 5개월째 탄도미사일 도발을 멈추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남북 긴장 완화를 위한 다양한 조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열릴 수 있는 북미대화 등을 고려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8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5월 8일을 마지막으로 5개월째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지 않고 있다.

당시 북한은 오전 8시 10분경부터 9시 20분경까지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다양한 종류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수발을 발사했다. 북한의 미사일은 최대 약 800㎞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북한이 이같이 장기간 탄도미사일을 쏘지 않는 것은 지난 2021년 3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당시 북한은 3월 25일부터 9월 15일까지 총 174일간 미사일 도발을 멈춘 바 있다.

북한은 특히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이후 한차례도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극초음속탄도미사일을 포함해 총 5차례 발사한 것과는 크게 비교된다.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장기간 자제하는 배경에는 미국을 자극하지 않는 가운데 향후 진행될 수 있는 북미대화 등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지속적으로 대화를 요청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위반되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도 국제사회를 향해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북한 역시 국제사회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무기능력 등을 과시할 수 있는 김 위원장의 공장 시찰 등을 연이어 보도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핵무기연구소를 비롯한 핵관련분야의 과학자,기술자들을 만나 핵물질생산 및 핵무기생산과 관련한 중요협의회를 지도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강한 억제력 즉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힘에 의한 평화유지,안전보장 논리는 우리의 절대불변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일에는 미사일총국 산하 연구소를 방문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 개발 현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실험 용도로 꼭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지만 과거처럼 한미 연합훈련 등 특정 이벤트에 대응해 시위성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급격히 줄였다"고 했다. 이어 "과거와 달리 김 위원장의 무기공장 방문을 통해 무기들을 직·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으로 훨씬 극대화된 효과를 노리는 패턴으로 바뀌었다"며 "북미대화 가능성 등을 열어두기 위해서라도 지나치게 호전적으로 미국을 자극시킬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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