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美 軍소집-국방부 명칭 변경' 쓴소리…"전쟁보단 평화"(종합)

기사등록 2025/10/01 17:26:26 최종수정 2025/10/01 19:28:24

트럼프 가자 종전안엔 "현실적…하마스 수용하길"

[바티칸시티=AP/뉴시스]교황 레오 14세가 11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주례 일반 알현을 마치고 떠나면서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그는 2018년 바티칸과 중국이 체결한 협정에 따라 처음으로 임명한 중국 주교를 중국이 인정한 것에 대해 11일 만족감을 표명, 프란치스코 전 교황의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외교정책 결정 중 하나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2025.06.11.
[서울=뉴시스]신정원 박미선 기자 = 역사상 첫 미국인 교황인 레오 14세 교황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전군 장병 소집과 국방부 명칭 변경에 이례적으로 쓴소리를 했다.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하면서 전쟁 대신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바티칸뉴스와 AP통신에 따르면 레오 14세 교황은 30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 인근 카스텔 간돌포 빌라 바르베리니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핵무기 사용 등 전쟁 준비를 갖춘 군 장병들을 소집한 것'에 대한 언론의 질의에 "이런 발언 방식은 우려스럽다"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한 달여 동안 매주 화요일 빌라 바르베리니 밖에서 대기 중인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교황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부' 명칭을 '전쟁부'로 변경하기로 한 것에 대해 "단순한 수사(레토릭)에 그치길 바란다"면서 이런 결정은 "힘을 사용해 압력을 행사하는 통치 방식을 보여준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 방식이 효과가 있길 바라지만, 전쟁은 없어야 한다. 우리는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교황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도 비판했다.

교황은 "사형제를 지지하면서 낙태에 반대한다고 하는 것은 진정한 생명 존중이 아니다"며 "미국 내 이민자들에 대한 비인도적 처우에 동의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교황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20개항으로 된 가자지구 전쟁 종식 방안은 "현실적"이라며 하마스에게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교황은 "하마스가 이 제안을 수락하길 바란다. 지금까지는 현실적인 제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은 휴전과 인질 석방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매우 흥미로운 요소들이 있다. 하마스는 정해진 기한 내에 이를 수락하길 바란다"고 재차 촉구했다.

교황은 또 가자지구로 향하는 구호 선단(플로티야)의 안전에 우려를 나타냈다. 50여 척의 선박은 가자 해안에서 150해리(약 280㎞) 이내 접근할 경우, 이스라엘의 해상 봉쇄를 뚫고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플로티야 조직자들이 가자지구의 "진정한 인도적 비상사태에 대응하고자 하는 열망을 이해한다"면서도 폭력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플로티야 측에 이스라엘이 이들의 진입을 "적대 행위"로 간주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중단을 요청했다. 대신 키프로스를 대체 보급 지점으로 제안하고, 가톨릭 교회를 통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구호품이 전달되도록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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