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뉴시스]하지현 김경록 기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30일 부산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공통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의 지혜와 경험을 공유하자"고 제안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오후 부산 해운대 APEC 누리마루 하우스에서 이 대통령과 만나 "오늘 발표할 문서에 따라 인구 감소, 저출산·고령화, 수도권 집중, 농업, 낮은 농수산물·에너지 자급률 등 공통의 사회문제를 해결하자"며 "양국의 과학기술 협력위원회도 재개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을 마친 뒤 '한일 공통 사회문제 대응'을 위한 협의체 운영과 관련한 공동 발표문을 채택했다.

이시바 총리는 "오늘로 내각 총리로 취임한지 1년이 된다. 마지막 외교 마무리를 대통령님과의 정상회담으로 잘 마무리할 수 있는 것을 대단히 뜻깊다고 진심으로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부산에서 정상회담이 열린 것에는 "맑은 날에는 쓰시마가 보일 정도로 가까운 곳이다. 제 고향에서는 1시간밖에 안 걸릴 것 같다"며 "서울이 아니라 지방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도록 실천해 주신 것을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부산은 조선통신사가 일본으로 출발한 곳이기도 하다. 활발한 인적교류의 힘을 상징한다"며 "양국이 엄중한 환경 속에서 공동의 이익을 찾아내 협력을 추진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대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 되는 해"라며 "조선통신사끼리 매년 역사적으로 기리는 행사가 이뤄졌다고 한다. 많은 분이 조선통신사가 얼마나 훌륭한지, 한국과 일본이 얼마나 가까운지에 다시 한번 감명받았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양국이) 대단히 좋은, 가까운 위치와 관계에 있기 때문에 당일치기로 왔다 갈 수 있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다른 어떤 나라보다 긴밀히 공조하고 빈번히 교류하면서, 만날 때마다 셔틀 외교의 성과를 낼 수 있게 앞으로 잘 노력해 나가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이시바 카레가 최고였다'고 말한 것에는 "대단히 영광으로 생각하고 나중에 다시 자리를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이시바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2001년 1월26일 도쿄 신오쿠보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숨진 한국인 유학생 고(故) 이수현씨 묘역을 참배했다. 현직 일본 총리가 이씨의 묘소를 참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시바 총리는 "이수현님은 일본 도쿄의 한 역에서 위협을 무릅쓰고 일본인을 구하려다가 희생되신 분"이라며 "그 뒤로 24년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을 위해 본인의 생명을, 목숨을 던질 수 있는 숭고한 뜻과 끝도 없는 이수현군의 사랑에 대해 저희가 존경의 마음을 갖고 있다"며 "다시 한번 오늘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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