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3사, 흑연 음극재 탈중국화 추진
LG엔솔, 미국산 리튬 공급 계약도 진행
포스코, 국내에 흑연 음극재 공급망 확보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미국의 배터리 공급망 '탈중국' 기조가 강화되며 한국 배터리 회사들도 이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 직접 해외 공급망에 투자하는 한편 호주와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공급망 다각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호주 광물 회사 '앤슨리소스(Anson Resources)'는 자회사 A1 리튬과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산 리튬 장기구매계약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8년부터 앤슨리소스가 미국 유타주 파라독슨 바신(Paradox Basin)에서 생산하는 탄산리튬을 최대 10년간 공급 받는다.
오는 2028년부터 연간 4000톤씩 총 4만톤이다. 계약은 5년을 기본으로 하며 필요시 5년 연장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은 미국의 중국산 배터리 소재 규제 강화의 대책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에는 중국에서 생산된 배터리 원자재에 대해 미국 내 사용을 강력히 제한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중국을 금지외국기관(PEF)으로 선정했으며 내년부터 중국산 원재료 비율이 40%를 넘길 경우, 세액공제 등 각종 인센티브 지급에서 제외한다. 비중국산 원재료 비율은 내년 60%에서 단계적으로 증가해 오는 2030년 이후부터는 85% 이상이어야 한다.
에코프로는 인도네시아 제련소에 투자해 니켈 원료 확보에 나서고 있다.
7000억원 규모의 1단계 투자를 완료했고, 2단계 투자인 IGIP(인터내셔널 그린 산업단지) 사업에 추가 자금을 투입한다. 이와 함께 제련소 건설과 통합 양극재 라인 건설도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핵심 원재료 중 하나인 흑연 음극재에 대한 탈중국화도 대비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재료인 중국산 흑연 음극재에 93.5%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예비 결정을 내렸다. 반덤핑 관세 최종 결정은 오는 12월5일 내려진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음극재 출하량 상위 10개 업체는 모두 중국기업이었다. 이들은 9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국내 포스코 제철소의 공정에서 나온 코크스를 가공해 인조흑연 음극재 공급망을 확보했다. 천연흑연 음극재는 아프리카 등 중국 외 국가에서의 흑연 원광을 확보하고 중간소재인 구형흑연의 국내생산 등을 통해 원료 내재화를 추진한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는 호주 흑연업체 시라와 천연흑연을 공급 받기 위한 계약 및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흑연 음극재를 대체하기 위해 다양하게 알아보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주요 후보지다"며 "다만 품질 테스트 등을 검증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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