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 줄인 '목조 주택' 뜬다…국내도 '목조 아파트' 착공

기사등록 2025/10/08 13:00:00 최종수정 2025/10/08 13:06:24

미국·유럽 중심 목조 건물 고층화

일반주택 대비 탄소 배출량 적어

[서울=뉴시스] 양산자이 파크팰리체’에 적용 예정인 모듈러 티하우스 투시도. (사진=GS건설 제공) 2025.06.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기존 콘크리트 건물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목조건축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은 최근 세계에서 가장 높은 31층 높이의 목조건물 착공에 돌입했고, 유럽 곳곳에서도 목조 건축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도 목조 모듈러 건축 기술을 개발하고, 현장 적용에 나섰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 '목조 아파트'가 착공에 돌입했다.

8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목조 건물의 고층화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시에서는 31층 높이의 목조건물 착공식이 열렸다. '뉴트럴 에디슨(Neutral Edison)'으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밀워키 도심 중심부에 378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 것으로, 2026년 완공과 2027년 입주를 계획하고 있다.

노르웨이에는 높이 85.5m의 호텔 미에스트로네, 오스트리아에는 84.0m의 호호 비엔나 호텔이 각각 2019년, 2020년에 완공됐다.

목조 건물의 고층화는 2000년대 후반부터 상용화되기 시작한 'CLT(구조용 집성판)'의 역할이 크다. CLT는 목재판을 교차시켜 여러 겹으로 접착한 공학 목재다. 기존 목재의 단점이었던 수축과 팽창으로 인한 변형을 최소화하고, 철근콘크리트나 철강에 버금가는 높은 강도를 제공한다.

목조 건축물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기존 철근·콘크리트 구조 건축물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기 때문이다.

실제 19평짜리 목조주택 한 채는 승용차 18대의 연간 탄소 배출량을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

개운산마을 조감도. (사진=개운산마을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63㎡(19평)형 목조주택 한 채의 탄소 저장량은 17tCO₂(이산화탄소톤)로, 승용차 18대가 1년간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상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63~136㎡(19~41평)의 목조주택 6종은 건축물의 원료 제조에서 폐기까지 건축 전 과정에 걸쳐 153.1∼230.2tCO₂를 배출했는데, 이는 일반주택 탄소 배출량과 비교해 17.6∼52.7tCO₂ 적은 것이다.

국내에서도 목재 건축과 관련한 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단지 내 소규모 부속시설을 목조 모듈러 시스템으로 지을 계획이고, GS건설은 목재와 철골 하이브리드 구조 기술을 개발했다.

최근에는 처음으로 정비사업에 목조 아파트를 적용한 서울 성북구 종암동 개운산마을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착공에 돌입했다.

개운산마을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성북구 종암동 81-188번지 일대 5097㎡에 지하 3층~지상 20층 규모의 아파트 130가구를 조성하는 것으로, 이 중 18가구가 목조 아파트로 조성된다.

조합에 따르면 개운산마을 18가구를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지으면 이산화탄소가 총 5130t 배출되지만, 목구조를 적용하면 배출량이 1062t으로 79.3%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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