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폐암 권위자, 사실 '말기 환자'였다"…투병 사실 공개

기사등록 2025/09/30 15:08:07
[서울=뉴시스] 미국 콜로라도대 암센터 폐암 프로그램을 이끄는 로스 카미지(58) 박사가 폐암 진단을 받은 사실을 뒤늦게 공개했다. 사진은 카미지 박사의 모습. (사진 = CBS콜로라도 캡처) 2025.09.30.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소원 인턴 기자 = 세계적인 폐암 치료 권위자가 자신도 폐암 말기 환자임을 뒤늦게 고백했다.

23일(현지시각) 미국 매체 CBS 콜로라도는 미국 콜로라도대 암센터 폐암 프로그램을 이끄는 로스 카미지(58) 박사가 "3년 전 폐암 진단을 받았다"며 투병 사실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카미지 박사는 지난 20여 년간 표적 치료제 개발과 암 진행 과정을 연구하며 전 세계 수천 명의 환자들을 치료해 왔다. 그는 진단 이후에도 수십 년간 건강한 삶을 이어가는 환자들을 배출하며 폐암 치료 연구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2022년 카미지 박사는 쌕쌕거리는 호흡과 어깨 통증으로 검사를 받던 중 4기 진행성 폐암 진단을 받았다. 당시 그는 단순한 천식이나 근육 손상 정도로 여겼지만, 불과 나흘 만에 불치 판정을 받게 됐다고 한다.
[서울=뉴시스] 공개된 카미지 박사의 흉부 엑스레이 사진. (사진 = CBS콜로라도 캡처) 2025.09.30. *재판매 및 DB 금지

카미지 박사는 자신의 아이들과 환자들을 위해 투병 사실을 철저히 숨겨왔지만, 최근 연구와 치료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공개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그는 "암 진단이 곧 삶의 끝을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일부 암은 만성 질환처럼 관리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평생 연구해 온 병에 자신도 걸리게 된 심정을 묻자 그는 "화가 나지 않는다. 오히려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수많은 환자들의 입장이 돼 그들의 신발을 신어보는 특권을 얻은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도 카미지 박사는 연구 현장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환자들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cometru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