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플, 24시간 공장 가동
업무 중단 시 공정세팅에만 수백억 소요
'AI 수요' 확대…"생산력이 경쟁력"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추석 연휴에도 국내 반도체 공장을 24시간 가동한다.
업종 특성상 공장 가동을 멈출 수 없는 데다, 반도체의 경우 인공지능(AI) 시장의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생산력이 곧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경기도 기흥, 화성, 평택 공장 등에서 D램과 낸드 등 주력 반도체를 생산하는데, 연휴에도 평소 같이 4조 3교대 체제를 유지한다. 8시간씩 돌아가면서 근무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연휴에 이들 사업장에서 각 지방으로 이동하는 귀향버스를 운영한다. 또 연휴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위해 특식도 제공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도 경기도 이천과 충북 청주의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추석 연휴에도 풀가동한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4조 3교대로 운영한다.
반도체는 제품 하나가 나오기까지 500여개 공정을 거친다.
만약 생산라인이 중단되면 제작 중인 웨이퍼(반도체의 재료인 실리콘 기판)를 전량 폐기해야 해 천문학적 비용이 발생한다. 웨이퍼를 가동하는 도중 장비가 멈추면, 실리콘막이 공기와 접촉해 산화되기 때문에 전기가 통하지 않는다.
짧은 시간이라도 한번 멈추면 공정 세팅을 다시 조성하고 재가동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공정을 다시 조성하는 데에만 최소 수백억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기업들이 명절에도 공장 운영을 계속하는 이유다.
특히 최근에는 AI 시장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생산에 더 고삐를 죄야 하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이미 올해 최신 HBM 물량을 엔비디아에 완판한 상태다.
디스플레이 업계도 연휴에 쉬지 않는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각각 천안·탕정 사업장, 파주·구미 사업장을 24시간 운영한다. 이들 회사 모두 연휴 기간에 귀향 버스를 배치한다.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 특성상 하나의 패널을 만들려면 몇 주 이상 걸리는데, 도중에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 생산 공정에 들어간 패널들을 모두 폐기해야 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이달 출시된 애플 아이폰17 신제품에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공급하는 만큼 생산력을 더욱 끌어올려야 한다. 올해부터 중국의 BOE가 애플의 패널 공급사로 채택되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기업들은 요즘 고객사가 요청하는 물량을 맞추기에도 바쁜 상황"이라며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생산력이 곧 경쟁력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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