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생물에서 찾은 신약 후보 물질
해양 생물들은 자신을 보호하거나 생존하기 위해 육상 생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화합물을 만들어낸다. 이 물질들은 항암, 항염, 항생, 항바이러스 등 다양한 약리 활성을 지니고 있어 신약 개발의 핵심 자원이 된다.
해양 미생물은 심해 열수구 주변이나 극지방에 서식하며 독특한 효소와 대사물질을 생성한다. 이들은 기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슈퍼박테리아를 잡을 신규 항생제나 난치성 암을 치료할 항암제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에는 유전체 분석 기술의 발전으로 해양 미생물의 유전 정보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유용한 물질을 대량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해양 무척추동물은 해면, 산호, 멍게 등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독성 물질이나 방어 물질을 분비한다. 이 물질들은 탁월한 항암 효과를 지닌 것으로 밝혀져 전 세계 제약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200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해양 무척추동물인 갯민숭달팽이에서 추출한 항암제를 승인했으며, 현재 다양한 해양 무척추동물을 활용한 항암 신약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첨단 기술을 활용한 신약 개발의 가속화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유전체 분석 기술이 해양 바이오 신약 개발의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AI 기반 신약 스크리닝은 방대한 해양 생물 유전체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신약 후보 물질을 빠르게 찾아내는 방식이다. 기존의 수많은 물질들을 일일이 실험하는 전통적인 방식보다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해양 바이오 산업의 미래와 과제
해양 바이오 산업은 신약 개발 외에도 바이오 에너지, 바이오 소재, 기능성 식품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며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심해 탐사 장비의 고비용, 해양 생물의 상업적 대량 배양 기술의 미성숙, 그리고 해양 생물자원에 대한 국제적인 규제 강화는 산업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정부와 기업은 해양 바이오 R&D 투자 확대, 전문 인력 양성, 그리고 국제 협력을 통해 이러한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바다의 잠재력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인류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투자이며, 해양 바이오 산업은 인류의 건강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새로운 해답을 제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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