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급 차석대사에 실장급 임명 '이례적'
차지훈 유엔대사 외교 경험 부족 등 고려한 듯
23일 외교부에 따르면 전날 배종인 기획조정실장이 신임 유엔 차석대사로 정식 발령 났다.
배 실장은 2020년 11월 주유엔 차석대사를 역임하고 2023년 5월 불가리아 대사로 임명됐다. 지난해 7월부터는 외교부 기조실장을 맡아왔다.
이미 한 차례 유엔 차석대사를 지낸 외교관을 다시 차석대사로 발령하는 건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직업 외교관이 주유엔대표부에서 복수로 근무하는 사례는 있지만, 직책이 다른 경우가 많았다.
배 실장은 외무고시 26회로 입부해 현재 직위는 실장급이다. 일반적으로 유엔 차석대사는 국장급 외교관이 부임한다는 점에서 외교부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를 놓고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온다.
주유엔대표부는 윤석열 정부 때 부임한 황준국 전 대사가 정권 교체로 인해 지난 7월 이임한 후 지난달 초까지 조현우 차석 대사와 김상진 차석 대사가 근무했다. 이후 조 차석 대사가 대통령실 안보전략비서관으로 발령나면서 공석인 차석대사로 배 실장이 임명됐다.
주유엔대사는 한동안 공석으로 두다가 차지훈 변호사가 지난 18일(현지시간) 새로 부임해 외교관으로서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차 대사가 비외교관 출신으로 외교 경험이나 이력이 전무하다는 점을 고려해 외교부가 고육지책으로 이미 한차례 유엔 차석대사를 지낸 배 실장을 다시 기용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유엔총회 참석차 방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의 통역은 외교부의 김종민 기획재정담당관(심의관)이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심의관은 문재인 정부 시절 대통령실로 파견돼 영어 통역을 맡은 경험이 있다.
이러한 대통령 통역관 교체는 지난달 말 한미정상회담에서의 우리측 통역관의 자질 논란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정식으로 대통령실 발령은 나지 상태로 알려지면서 일회성일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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