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AI·데이터센터 '전력망 사업' 통합솔루션 키운다

기사등록 2025/09/24 08:00:00

송전-변전-배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

대만·튀르키예 등 해외 수주도 잇달아

세계 첫 초전도 IDC 전력망 실증 본격화

[서울=뉴시스]LS전선이 강원도 동해시에 해저 5동을 준공했다. (사진 = LS) 2025.09.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최근 인공지능(AI) 및 데이터센터 확대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본격적으로 국가 전력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LS그룹은 송전-변전-배전을 아우르는 전력 인프라 분야에서 기술력을 앞세워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24일 LS그룹에 따르면 LS전선과 LS마린솔루션은 해저케이블을 생산하고 포설까지 한꺼번에 진행하는 '턴키(일괄공급) 솔루션'을 앞세워 수주 경쟁력을 강화한다. LS일렉트릭은 HVDC(초고전압 직류송전) 변환용 변압기 생산 노하우로 대형 공사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S는 특히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제주에서 전남까지 HVDC 해저케이블 시공 경험(트랙 레코드)을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장거리 해저 HVDC 케이블을 상용화한 기업은 LS를 포함해 단 6개사에 그친다.

HVDC는 기존 교류보다 송전 손실이 적고 최대 3배 많은 전력을 장거리로 전달할 수 있어 AI 시대 전력 수요 폭증을 해결할 핵심 기술로 꼽힌다.
[서울=뉴시스]LS마린솔루션이 보유한 해저케이블 포설선 GL2030. (사진 = LS) 2025.09.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HVDC를 통해 전기를 보내려면 송전 전 교류(AC)를 직류(DC)로 변환하고, 전기를 받는 곳에서 이를 다시 AC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하다. LS일렉트릭은 국내 최초로 이를 위한 HVDC 변압기 상용화에 성공해 제품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LS전선은 지난 7월 강원 동해 해저케이블 공장에 5동 준공을 통해 HVDC 해저케이블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4배 이상 늘렸다.

LS전선과 LS마린솔루션은 전남 영광 안마도 인근 해역에서 추진하는 '안마해상풍력 프로젝트'에 해저케이블 공급과 시공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지난 6월에는 LS전선이 총 1기가와트(GW)급 규모로 국내 해상풍력 개발 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인 '해송해상풍력 프로젝트'의 해저케이블 공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LS는 해송해상풍력 프로젝트 수행 능력을 발판 삼아 향후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등 대형 국가 전력망 사업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시스]LS전선 동해 공장에서 생산된 해저케이블이 포설선에 선적되고 있다. (사진 = LS) 2025.09.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대만·튀르키예 등 해외 수주 잇달아
해외 시장에서도 가시적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LS전선은 최근 대만 해상풍력 '포모사4' 프로젝트에 약 1600억원 규모의 해저케이블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대만에서만 10회 연속 해저케이블을 수주하는 기록을 세웠다.

LS마린솔루션은 지난 4월 국내 업체로서는 처음으로 해외 해상풍력 해저케이블 시공에 진출한 뒤 대만에서 해저케이블 매설 계약을 따내며, 생산과 시공까지 연결되는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6월에는 튀르키예의 테르산 조선소와 해저케이블 포설선 건조 본계약을 체결했다.

LS일렉트릭도 HVDC 변환용 변압기(CTR) 관련 풍부한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을 준비 중이다.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비 중 4조8000억원이 변환 설비 관련 예산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주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서울=뉴시스]LS일렉트릭 부산 공장에서 HVDC 설비를 시험 하고 있다. (사진 = LS) 2025.09.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LS일렉트릭이 지난 2011년 1100억 원을 투입해 설립한 부산사업장은 국내 유일의 HVDC 생산기지다. HVDC 변압기 생산부터 설치까지 사업 전반에 밸류체인을 확보한 LS일렉트릭은 HVDC 변환용 변압기 공급 계약을 연이어 체결했다.

최근 LS일렉트릭은 전압형 500MW급 변압기 개발을 완료, 개발시험과 검수시험까지 모두 성공적으로 거쳐 상용화 운전 대기 중이다.

이는 국내에서 개발된 전압형 변압기 중 가장 큰 용량의 변압기로, 한국전력이 인천 부평구 갈산동에서 추진 중인 '신부평 초고압직류송전(HVDC) 변환소'에 적용될 예정이다.

LS일렉트릭은 최근 HVDC 변환용 변압기를 포함한 초고압 변압기 수요 증가에 대응해 약 1008억원을 투자해 2생산동을 증설하고 있다. 2생산동은 1만3223㎡ 부지에 들어서며 내달부터 준공 및 생산에 들어간다.

LS일렉트릭은 CTR과 함께 HVDC 변환설비의 핵심인 밸브 분야의 글로벌 HVDC 메이커인 GE버노바와의 협력해 GW급 솔루션 개발 및 기술 내재화도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
[서울=뉴시스]LS일렉트릭 부산 공장에서 작업자가 초고압 변압기를 조립하고 있다. (사진 = LS) 2025.09.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LS전선과 LS일렉트릭은 최근 한국전력과 함께 '데이터센터용 초전도 전력망 구축'을 위한 기술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세계 최초의 초전도 기반 데이터센터 전력망 실증 사업을 본격화한다.

초전도 전력망은 기존 대형 변전소를 약 10분의 1 수준의 소형 스테이션으로 대체하고, 초전도 케이블을 통해 고용량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공간 효율성이 뛰어나고 에너지 손실이 거의 없어, 건설 비용 절감은 물론 도심지 내 주민 협력에도 유리하다.

LS전선이 초전도 케이블의 설계와 생산을, LS일렉트릭이 초전도 전류제한기 및 전력 기자재 공급을 각각 맡을 예정이다. LS전선과 LS일렉트릭은 한국전력과 함께 향후 초전도 전력망의 표준 모델을 정립하고, 기술 개발·실증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해외 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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