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과의 전쟁' 등 최소 76건 살인 사건 연루…"간접 공범"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이른바 '마약과의 전쟁' 과정 등에서 발생한 최소 76건의 살인 사건을 간접적으로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ICC는 먼저 그가 다바오 시장으로 재직하던 2013년~2016년 다바오 시에서 발생한 19건의 살인 사건에 간접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대통령 재임 기간 중이던 2016년~2017년 '마약과의 전쟁'에서 전국적으로 '고가치 표적(high-value targets)' 14명을 살해한 사건과, 2016년~2018년 '마을 청소 작전' 중 45명을 살해 또는 살해하려 한 사건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두테르테와 공범으로 지목된 자들은 살인을 포함한 폭력 범죄를 통해 필리핀 내 범죄 혐의자(마약 사용·판매·생산과 관련돼 있거나 혐의를 받는 자 포함)를 '무력화'하기 위한 공통 계획이나 합의를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76건의 살인은 경찰 외에 암살자와 같은 비국가 권력에 의해서도 자행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공개된 기소장은 7월 초 작성된 것이다. 내용 중 일부는 삭제돼 있었다고 BBC는 덧붙였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2016년부터 2022년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서 수천 명 이상이 사망했다. 필리핀 정부 공식 통계애서 사망자는 6200여 명으로 돼 있지만, 활동가들은 2만~3만 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ICC에 기소된 첫 아시아계 전직 국가원수다.
그는 지난 3월부터 네덜란드에 구금돼 있다. 3월11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체포된 직후 ICC 소재지인 네덜란드로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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