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휠체어 타고 등장…질문엔 침묵
법원, 오후 4시에는 정원주 전 실장도 심문
이르면 이날 늦은 저녁 구속 여부 결론 전망
[서울=뉴시스] 오정우 이소헌 기자 =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금품을 건네고 국민의힘 선거와 자금을 지원하며 각종 현안을 로비한 '통일교 게이트'의 배후로 지목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22일 구속 기로에 놓였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1시30분께부터 청탁금지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 횡령,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받는 한 총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이날 오후 12시53분께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도착한 그는 차에서 내린 뒤 휠체어를 타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그는 지난 17일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에서 9시간30여분간의 소환 조사를 받고 나설 당시에도 휠체어를 타고 나갔다.
한 총재는 '권성동 의원에게 1억원 아니라 세뱃돈과 넥타이 줬다고 진술했는지' '윤영호가 샤넬백과 1억원 전달한 점 인정했는데 어떻게 보는지' '윤영호 개인 일탈이라고 보는지' 등 취재진 질문에 눈을 감은 채 입을 굳게 다물고 법정으로 향했다.
특검은 이날 통일교 로비 의혹의 정점인 한 총재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선 모양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늘(22일) 오후 한학자, 정원주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는 팀장들을 포함 검사 총 8명이 참석한다"며 "제출된 의견서는 약 420쪽, PPT(프레젠테이션)는 각 220여쪽"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한 총재가 정치권 로비와 금품 제공을 직접 승인하고 지시한 최종 결재자라는 점을 이날 구속 심사에서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심사를 마친 뒤 한 총재는 서울구치소에서 결과를 기다리게 된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늦은 저녁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은 통일교 로비에 개입된 키맨들을 구속하는 과정에서 한 총재가 이들과 공모 내지는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지난 2022년 4~7월 김 여사에게 6220만원대의 그라프사 목걸이와 2073만원 상당의 샤넬백 2개, 천수삼 농축차를 선물해 교단의 현안을 청탁한 배후가 한 총재라는 게 특검 시각이다.
또 윤 전 본부장의 진술과 다이어리를 확보한 특검은 한 총재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2022년 1월5일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정교일치 실현을 목적으로 교단의 자금을 활용해 현안을 청탁하려 하고, 원정 도박 수사 소식을 듣자 윤 전 본부장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하는 등 한 총재의 범죄 중대성이 높다고 특검은 판단했다.
이에 특검은 소환 조사 이튿날인 지난 18일 한 총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오후 4시께 정원주 전 통일교 비서실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도 같은 법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정 전 실장은 지난 2015년부터 한 총재의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후 교단의 인사와 행정, 재정을 총괄한 '최고 실세'로 알려진 인물이다. 특검은 그가 한 총재가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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