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가는 트럼프 전용기, 민간 여객기와 근접 비행

기사등록 2025/09/18 06:58:18

13km까지 접근…미 항공청 "필수 안전거리 유지됐다"지만

관제사, 스피리트 항공 조종사에 3분 동안 다급하게 교신

[서울=뉴시스]미 저가항공사 스프리트의 여객기.(출처=아마데우스 홈페이지) 2025.9.1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태운 전용기가 미국 상공을 비행하는 동안 미국의 저가항공사 스피리트 항공 소속 여객기와 불과 13km 거리까지 근접 비행한 일이 있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항공 교신 사이트 라이브에이티씨닷넷(liveatc.net)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으로 지난 16일 오전 10시20분부터 3분 동안 “스피리트 1300, 우측으로 20도 회전하라”는 관제사 교신이 여러 차례 반복됐다.

관제사는 “주의하라, 스피리트 1300, 우측으로 20도 회전하라, 스피리트 1300, 지금 당장 우측으로 20도 회전하라, 스피리트 윙스 1300, 즉시 우측으로 회전하라”고 교신했다.

관제사는 스피리트 조종사에게 “누군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잘 봐라. 하얀색과 파란색”이라고 다급하게 알렸다. 대통령 전용기 색상을 가리킨 내용이다.

관제사는 주의가 산만한 조종사의 관심을 끌기 위해 점점 더 짜증 섞인 목소리로 교신했다. 관제사는 “매번 두 번씩 말하게 하네, 아이패드 좀 그만 봐”라는 말도 했다.

조종사가 실제로 비행 중 아이패드를 사용하고 있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조종사들은 항공 차트, 체크리스트, 운항 매뉴얼 같은 항공 데이터를 표시하기 위해 휴대 전자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

항공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Flightradar24)에 따르면 스피리트 항공기가 회피 비행을 시작했을 때 전용기와 약 18km 떨어져 있었으며 가장 가까웠을 때 거리는 약 13km였다.

이와 관련 연방항공청(FAA) 대변인은 “항공기 사이의 필수 안전거리가 유지됐다”고 밝혔다.

이안 페트체닉 플라이트레이더24 홍보 책임자는 조종사가 무선 통신 간섭 등의 이유로 관제사 교신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밝혔다.

스피리트 항공 NK1300편은 16일 오전 플로리다 포트로더데일에서 보스턴으로 비행하고 있었으며 트럼프가 탄 전용기는 메릴랜드 기지에서 출발해 영국으로 향하고 있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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