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민 아들 아닌 내 이름이 앞에 오게 열심히 할 것"
[서울=뉴시스]문채현 기자 = 이변 없이 2026 KBO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를 차지한 박준현(북일고)이 '롤모델'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의 조언에 따라 신인 드래프트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박준현은 17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린 2026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키움의 선택을 받았다.
이번 신인 드래프트 '빅3'로 함께 거론됐던 김성준(광주제일고)과 문서준(장충고)이 미국 도전을 택하면서 박준현은 가장 유력한 전체 1순위 후보로 떠올랐다.
드래프트를 앞두고 자신의 이름이 박힌 기사들이 쏟아졌음에도 "기사를 다 보진 않고 한두 개 정도 봤다"며 "부담은 없었고 내심 기대는 하고 있었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저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전체 1순위가 목표였는데, 고등학교 3년 동안 잘 준비해서 오늘 보답 받은 것 같아 너무 기분 좋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준현 역시 미국 진출과 KBO 드래프트 참가 사이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가 KBO리그를 선택한 데에는 롤모델 안우진의 조언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박준현은 "예전에 안우진 선배님께 롤모델이라고 DM을 보냈다. 피칭에 대한 모든 것이 거의 완벽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바로 답장이 오진 않았다. 한두 달 뒤에 답장이 왔는데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그는 "그때 고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는데 선배님께서 'KBO에 있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하셨다. 그게 결심에 엄청 많이 도움이 됐다. 그게 지난 7월 중순쯤이었다"고 말했다.
박준현은 "저는 아직 부족한 것도 많고 배울 것도 많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은) KBO리그에서 경험을 많이 쌓고 많이 배운 뒤 나중에 가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박준현이 이번 드래프트에서 화제를 모은 이유가 또 있다.
그는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에서 활약하며 KBO리그를 누볐던 박석민 전 두산 코치의 아들로도 유명하다.
이날 박석민은 아들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함께 단상에 올라 소감을 말하는 아들을 보며 오열하기도 했다.
이를 지켜본 박준현은 "은퇴식 때 이후 오늘 처음 아빠의 눈물을 봤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달았던 18번이 적힌 키움 유니폼을 입은 그는 "18번에 대한 애착이 컸다. 초등학교 때부터 계속 달아온 번호다. 키움에서 그런 대우를 해줘서 정말 감사하다"고도 말했다.
아빠 따라 야구장 다니던 초등학교 3학년 꼬마는 한국 야구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그는 키움 선배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전철을 밟아 자신의 실력으로 아버지의 꼬리표를 떼겠다는 포부를 가졌다.
박준현은 "지금은 '박석민 아들'이지만 제가 앞으로 잘하면 제 이름이 앞에 올 수 있다. 열심히 해서 잘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그는 "데뷔 첫 해 목표는 일단 프로 무대에 빨리 적응해서 조금이라도 경기를 많이 뛰는 것이다. 차근차근 경험을 쌓으면서 커가는 선수가 되고 싶다. 야구도 야구지만, 인성이 먼저 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빠 박석민이 이룬 골든글러브 2개는 뛰어넘을 수 있다며 자신감 있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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