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 강화"…서울대 등 국립대병원 4곳, 도심서 공동파업대회

기사등록 2025/09/17 16:05:19

21년 만에 서울대·경북대 등 4개 국립대병원 공동파업

"지역의료 격차 해소·공공성 강화"…정부 대책 촉구

공공기관 노동자도 동시 파업대회…1만2000명 집결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7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공동파업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2025.09.17.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하 김상윤 수습 기자 = 서울대·경북대·충북대·강원대병원 등 국립대병원 노동자들이 17일 서울 도심에서 공동파업 대회를 열고 공공의료 강화와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했다. 이들 병원이 같은 날 동시 파업에 나선 것은 2004년 이후 21년 만이다.

이날 오후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주최로 세종대로 숭례문로터리부터 시청역 8번 출구까지 이어진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2000명이 모였다. 참가자들은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 흰 우비를 입고 '노정교섭으로 노동조건 개선' 등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며 구호를 외쳤다.

의료연대본부는 이재명 정부가 지역 의료 격차 해소와 공공의료 강화를 국정과제로 내세웠지만 구체적 실행계획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공공병원 노동자는 병원 적자와 총인건비제 등 공공기관 지침으로 노동권을 빼앗기고, 민간병원 노동자는 병원의 이윤 창출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경득 의료연대본부장은 대회사에서 "한국 의료는 환자가 필요할 때 공급받는 공공재가 아니라 자본의 영업 이익에 따라 팔리는 상품이 됐다"며 "정부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더 큰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이 내건 요구사항은 ▲국가책임 강화로 공공·지역의료 살리기 ▲보건의료·돌봄 인력 확충 ▲노동조건 개선과 노동권 강화 ▲의료민영화 저지 및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이다.

현장에선 병원별 분회장들도 잇따라 발언에 나섰다. 박나래 서울대병원분회장은 "정부에서 국립대병원의 역할을 높이고 공공의료를 강화하기 위해 복지부 이관을 추진하고 있지만 경영진인 교수들이 적극 반대하고 있다"며 "국민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조중래 경북대병원분회장 역시 "총인건비제와 총정원제 또한 전면 개선 대상"이라며 "국립대병원의 보건복지부 이관, 기재부의 총인건비제도, 총정원제 전면 개선을 이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순남 충북대병원분회장은 "충북대 병원은 개원 이래 최대 418억원 적자를 기록해 운영자금 부족으로 1200억원까지 차입했다"며 "정부는 지금 당장 국립대병원의 공익 적자를 심폐소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료연대본부는 이날 1차 파업을 하루 경고성으로 진행하지만 정부가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강력한 2차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날 같은 장소인 숭례문 앞 세종대로에서 공공운수노조 소속 공공기관 노동자 1만여명(주최 측 추산)도 정부의 공공기관 정책 대전환을 요구하는 총파업·총력투쟁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총인건비제 전면 개선 ▲직무급제·혁신 가이드라인 폐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안전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며 정부가 노정교섭에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7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공공기관 노동자 총파업·총력투쟁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9.17. jhop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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