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 1년, 엇갈린 운명…티몬 M&A 후 재출발, 위메프는 공중분해

기사등록 2025/09/09 17:58:08 최종수정 2025/09/09 18:16:23

서울회생법원 회생3부, 9일 위메프 회생절차 폐지 결정

[서울=뉴시스]김지윤 인턴기자=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피해 판매자 및 소비자가 모인 '검은우산비상대책위원회'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정곡빌딩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구영배 큐텐 대표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촉구했다.2025.06.10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큐텐그룹의 이머커스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지 1년 여만에 서로 다른 길로 접어든 모습이다.

이들은 지난해 7월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재정 상황을 회복할 수 없다며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이후 티몬은 새 주인을 찾아 재출발을 앞두고 있지만, 위메프는 사실상 파산 수순을 밟게 됐다. 인터파크커머스는 인수자를 찾고 있다.

9일 서울회생법원 회생3부는 위메프의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기업회생 절차는 경영 위기를 겪는 기업을 청산할 때의 가치(청산가치)보다 유지할 때의 가치(존속가치)가 더 크다고 인정되는 경우 법원의 관리를 받아 회생시키는 제도다.

기업회생 절차에 따른 회생계획을 수행할 수 없어 절차가 폐지된 경우 채무자 기업에 남는 선택지는 사실상 파산뿐이다.

폐지 결정 이후 회생절차를 다시 신청하는 재도의(재신청)도 가능하지만,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는 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낮다.

위메프의 경우 회생계획 인가 전 새 주인을 찾기 위해 인가 전 M&A(인수·합병)를 추진했지만 난항을 겪어왔다.

반면 티몬은 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의 인수가 결정되면서 지난달 22일 회생절차를 종결하고, 새출발을 앞두고 있다.

법원은 지난 4월 14일 오아시스를 티몬의 최종 인수 예정자로 선정하고, 오아시스는 티몬의 유상증자를 통해 발생한 신주 100%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인수대금 116억원을 투입했다.

아울러 추가 운영자금을 투입해 티몬 임직원들의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 공익채권, 퇴직급여충당부채 등 65억원도 부담하기로 했다.

지난 6월 회생계획안 심리 및 결의를 위한 관계인 집회에서 가결요건 미충족으로 회생계획안이 한 차례 부결됐지만,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강제인가하면서 오아시스의 인수가 최종 성사됐다.

오아시스는 피해 판매자들에게 3~5%의 업계 최저 수준의 수수료로 계약을 진행하고, 익일 정산 시스템을 도입해 셀러의 현금 유동성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마켓이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를 빚었던 이커머스 업체 티몬 인수를 확정했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23일 상거래채권 회생채권자를 위해 권리보호조항을 정해 티몬의 회생계획안을 강제인가했다. 사진은 24일 서울 시내 오아시스 마켓(위)과 티몬 모습. 2025.06.24. kch0523@newsis.com
이에 티몬은 오는 10일을 홈페이지 오픈일로 정하고, 1만여 파트너사와 함께 100만개가 넘은 상품을 준비했지만 주요 카드사들과의 계약이 틀어지면서 영업 재개를 잠정 연기한 상태다.

0.75%에 불과한 변제율 때문에 피해자들의 반발과 민원이 빗발치면서 티몬과 계약을 맺기로 했던 카드사들의 태도가 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 측은 "작년 미정산 사태가 발생하면서 저희 직원들은 피해자 분들의 고통을 깊이 통감했다"며 "영업 재개 시기를 약속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피해자분들의 용서를 받고 영업 재개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인터파크커머스는 여전히 인수자를 찾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초 미국과 베트남 등 해외 기업 2곳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으나 구체적인 협의 단계까지 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큐텐그룹은 2022년 9월 티몬, 2023년 3월 인터파크커머스, 같은 해 4월 위메프 등 국내 이커머스플랫폼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웠다.

하지만 판매자들의 정산 대금을 '돌려막기'식으로 영업해 결국 1조8563억원 상당의 피해를 입혔다.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를 비롯한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등은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정산 대금 지급이 어려운 상황을 알고 있으면서도 '역마진', '돌려막기' 식으로 영업해 1조 8563억 원 상당의 정산 대금을 편취하고 계열사 일감몰아주기로 티메프와 인터파크커머스의 자금 총 727억 원을 배임한 혐의다.

여기에 또 구영배 대표 등은 근로기준법 위반, 근로자 퇴직 급여 보장법 위반 혐의로 이들 경영진 4명에 대해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근로자 613명의 임금 약 56억 2100만 원, 근로자 733명의 퇴직금 약 207억 4130만 원을 체불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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