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독립기념관장 "기념사 논란은 악의적 왜곡"…국회 기자회견서 소란도

기사등록 2025/09/08 12:34:21 최종수정 2025/09/08 13:34:24

"순국선열 비하하거나 독립운동가 투쟁 폄훼한 것 결코 아냐"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전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항의를 받고 있다.  2025.09.08. kmn@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지훈 남정현 기자 =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8일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 주선으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광복절 경축사 관련 논란을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김 관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단체 쪽 관계자들과 김 관장 측 간의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 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저의 부덕한 소치와 광복절 기념사내용으로 인한 일들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유감의 뜻을 전한다"라면서도 기념사 논란에 대해서는 "악의적 왜곡"이라고 했다.

그는 "언론이 문제 제기한 내용은 '세계사의 눈으로 보면 광복은 연합국의 승리로 된 것'이라는 부분인데 이 구절은 광복을 바라보는 상반된 입장을 설명한 것"이라며 "이 관점은 민족사적 시각과 다른 것이라고 지적한 후에 3·1운동과 임시정부의 투쟁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는데 이같은 내용은 빼버린 채 발췌해 보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립기념관장이 '광복은 연합국의 승리로 된 것'이라는 말을 꺼낸 것 자체가 순국선열을 폄훼했다고 주장하며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국수주의적 역사관을 드러낸 것으로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광복절 기념사 논란은 '광복의 의미'와 '독립투쟁의 가치'를 구별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오해"라면서 "기념사 내용이 순국선열을 비하하거나 광복군을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의 투쟁을 폄훼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했다.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그는 "경축사 내용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왜곡해 허위 보도를 주도하고 있는 일부 언론사들을 비롯해 독립기념관 불법시위와 점거로 출근을 가로막고 업무를 방해하며 농성하고 있는 단체에 대해 법이 보장하는 범위에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민족문제연구소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서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에게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9.08. suncho21@newsis.com
앞서 김 관장은 지난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우리 사회의 갈등에는 역사문제가 한 몫을 차지하고 '광복'에 관한 역사인식의 다툼이 자리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나라의 광복을 세계사적 관점에서 보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의 승리로 얻은 선물이다. 그러나 이 같은 해석은 '항일 독립전쟁 승리로 광복을 쟁취했다'는 민족사적 시각과는 다른 것"이라고 했다.

이날 김 관장의 기자회견이 열린 국회에서는 민족문제연구소 등 일부 시민단체 회원들과 다른 기자회견을 위해 소통관을 찾은 민주당 의원들이 김 관장 측에 거세게 항의하면서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 의원과 김 관장이 소통관 기자회견장 앞에서 대기하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나오던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여기가 어디라고 왔느냐. 당장 사퇴하라"고 했다. 같은 당 김현 의원도 "(기자회견장에서) 나가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 관장과 함께 온 우승정 독립기념관정상화를위한시민연대 대표는 "왜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막느냐"라고 반발하며 고성이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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