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러 에너지기업에 채권시장 개방 재개 추진"

기사등록 2025/09/08 10:26:03 최종수정 2025/09/08 10:28:29

중러,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 재개 추진

푸틴-시진핑 회담 이후 금융 협력 가속화

[베이징=AP/뉴시스] 중국 정부가 러시아 주요 에너지 기업들의 위안화 표시 '판다채권' 발행을 다시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 회담을 앞두고 악수하는 모습. 2025.09.08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중국 정부가 러시아 주요 에너지 기업들의  중국 본토에서 발행하는 위안화 표시 채권, 이른바 '판다채권' 발행을 다시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과 러시아 간 외교·경제 협력 강화 기조 속에서 나온 조치로 해석된다.

7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들이 지난 8월 말 광저우에서 러시아 에너지 기업 고위 임원들과 회동을 갖고 이 같은 방침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계획이 확정될 경우, 이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기업이 중국 본토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첫 사례가 된다. 이에 앞서 러시아 기업이 마지막 판다채권 발행한 것은 2017년 러시아 국영 알루미늄 기업 루살이 발행할 것으로, 이를 통해 약 15억 위안(약 2900억원)을 조달했다.

아울러 이번 조치는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승 80주년 열병식을 계기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전략 협력이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된 직후에 이뤄졌다.

회담 직후 러시아는 중국과 ‘시베리아의 힘 2’ 가스관 건설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국영 가스 기업 가스프롬은 향후 중국으로의 가스 수출량을 대폭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강력한 제재로 러시아 기업들은 국제 금융시장 접근이 차단된 상태이고, 중국 은행들도 2차 제재 우려로 러시아 기업과의 공개 금융 거래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 왔다. 그러나 최근 양국 간 협력 강화 흐름 속에서 중국 금융기관의 입장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FT는 이번 판다채권 발행 재개가 일단 2~3개 주요 기업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특히 러시아 국영 원자력 기업 로사톰 및 그 계열사들은 서방의 광범위한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초기 발행자로 유력시된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월 베이징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서는 러시아 기업인과 중국 금융 전문가 40여 명이 모여, 중국 내 자본 조달을 위한 신용도 제고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스프롬은 최근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중국 신용평가사 CSCI 펑위안으로부터 최고 등급인 AAA 등급과 ‘안정적’ 전망을 획득했다. 이는 중국 채권시장 진입을 위한 필수 요건이다.

이는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2022년 가즈프롬의 신용프롬을 CC(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로 낮춘 것과는 대조적이다. 피치는 아울러 유럽연합(EU) 제재를 준수하기 위해 모든 러시아 기업에 대한 신용등급을 철회한 바 있다.

이밖에 러시아 액화천연가스(LNG) 기업 노바텍, 해외 에너지 사업을 수행하는 자루베즈네프트, 로사톰 계열사 아톰에네르고프롬이 잇따라 중국 신용평가를 완료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phis731@newsis.com